이준석에 쓴소리 한 홍준표 “업보 돌아오는게 인간사...성숙해져 돌아오라”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취임 축하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7.20.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36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날선 발언을 쏟아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업보가 돌아오는 게 인간사"라며,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고 쓴소리와 격려를 동시에 했다. 

홍준표 시장은 13일 저녁 자신이 만든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 꿈'의 '홍문청답(홍준표가 묻고 청년들이 답하다)' 코너에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은 뜻을 전했다. 

홍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답답한 심정은 잘 안다. 억울한 심정도 잘 안다. 하고 싶은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 격려하면서도 "그러나 좀 더 성숙하고 좀더 내공이 깊어 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통령 선거동안 나에게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 열심히 뛰었다. 맘이 쓰렸지만 선당후사 정신으로 선거 승리를 위해 꾹 참으며 선거운동을 했다'는 취지의 작심발언을 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탄핵 때 당내 일부세력들이 민주당과 동조해서 억울하게 쫒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습니까?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전 대표를 모질게도 쫒아낼 때 손 전 대표의 심정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신 일이 있습니까?"라며 "돌고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것이 인간사"라고 꼬집었다.

이는 과거 선배 정치인들을 거세게 비판해 '청년 보수'로 입지를 다진 이 대표의 행적을 거론하며 '왜 욕을 먹게 되었는지 성찰해보라'는 지적이다. 

과거 이 대표는 2011년 박근혜 씨가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시절 청년 비대위원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해 '박근혜 키즈'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2017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씨를 비판한 이들과 함께하며 바른정당을 만들어 탈당했다. 이 정당이 바른미래당이 된 후 2019년엔 손학규 당시 대표에게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하며 수차례 강도 높은 비판을 했고 이듬해 1월엔 다시 탈당한 바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만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8.13. ⓒ뉴스1


이어 홍 시장은 "나는 나와 아무런 관련없던 디도스사건으로 당대표에서 물러날 때 단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위장평화쇼'라고 한 말이 억울하게 막말로 몰릴때도 단 한마디 변명없이 물러 났다"고 자신의 사례를 들며 '물러날 땐 조용히 물러나는 게 순리'라는 뜻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과거 보수 계열 정당 대표 직에서 두 차례 사퇴한 적이 있다. 이에 비춰 이 대표에게 쓴 소리를 한 것이다. 그는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가 됐으나 10·26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자당 소속 의원이 디도스 공격 등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자 5개월만인 그해 12월 사퇴했다. 

2017년 자유한국당 대표가 된 후엔 2018년 4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 열린 '제 1차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자신의 SNS에 '위장평화쑈',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는 극언을 해 큰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이 두 달 뒤인 6월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쳐 자유한국당이 참패하자, 당시 홍 대표는 책임을 지고 임기 1년만에 사퇴했다

그는 "나는 이 대표의 명석함과 도전하는 젊은 패기를 참 좋아한다. 그러나 그게 지나치면 유아독존(唯我獨尊, 세상에서 자기 혼자 잘났다고 뽐내는 태도)이 되고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독선에 휩싸이게 된다"고 쓴소리를 덧붙이기도 했다. 

끝으로 홍 시장은 "결과가 어찌되었던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것은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다"라며, "부디 자중자애(自重自愛, 말이나 행동, 몸가짐 따위를 삼가 신중하게 함) 하시고 좀더 성숙해서 돌아오시라. 기다리겠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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