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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용, 신동빈을 특별사면하고 무슨 공정을 운운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4명을 사면·복권했다. 경제 사범을 풀어줘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또다시 적용된 것이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정작 이들 중 대부분은 제대로 된 형벌을 받지도 않았다. 이재용은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연루돼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신동빈 역시 국정농단과 병역 비리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로 옥살이를 피했다. 장세주도 회사 돈 88억 원을 빼돌려 해외 도박자금과 개인 채무 상환에 사용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018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국정농단과 횡령 등 파렴치한 죄를 지은 이들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법무부는 이들을 사면한 근거로 “투자 활성화”를 들었는데 시가총액이 수십~수백 조 원에 이르는 재벌의 투자가 이들 한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부터 코미디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 투자 결정이 제대로 될 가능성도 없다. 우리는 한보사태 등을 통해 재벌 총수의 무리한 투자 결정이 국가 경제의 뿌리를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총수의 사면이 기업 혹은 국가 경제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주식시장의 반응도 증명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재용의 사면 가능성이 제기된 8월 이후 약 2%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3% 가까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혼자 죽을 쑨 꼴이다. 시장은 이재용의 사면과 삼성전자의 미래에 아무 관련성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제 살리기를 명목으로 재벌 총수들의 범죄를 눈감아준다면 이는 이 나라의 법이 1원1표제, 즉 더 많은 돈을 가진 자들에게 더 큰 권리를 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공정을 앞세워 대권을 거머쥔 윤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은 윤석열 표 공정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잘 드러냈다. 윤석열 정권은 지금 불공정의 세상으로 나라를 다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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