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반기 영업익 2.5조원’ 통신3사 호실적이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

지난 5월 20일 서울 중구 한 휴대폰 매장 간판에 통신사 3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2020.05.20. ⓒ뉴시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실적과 합한 상반기 실적으로 따지면 약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공시한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통신 3사 전체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3조9,864억원이다. 수익성을 알아볼 수 있는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통신3사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3,202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이번 2분기에 매출액 4조2,899억원, 영업이익 4,596억원을 보였다. 특히 5G 가입자가 전체 핸드셋(휴대폰) 가입자의 50%를 돌파하며 5G 전환을 상당 부분 이뤄냈다.

KT의 2분기 매출액은 6조3,122억원, 영업이익은 4,592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KT는 이번 2분기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실적을 과시했다. KT그룹의 콘텐츠와 광고 등을 담당하는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7% 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액은 3조3,843억원, 영업이익은 2,48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알뜰폰(MVNO)'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해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통신 3사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소비자단체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들이 얻은 수익 규모와는 반대로 서비스 개선에는 소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SK텔레콤, KT 등이 선보인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실망이 감지된다. SK텔레콤은 월 5만9,000원에 제공데이터 24GB, KT는 월 6만1,000원에 제공데이터 30GB의 요금제를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1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보다 1만원 정도 저렴하면서 제공데이터는 절반이 넘는 70GB 이상 차이가 나니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통신 3사들은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수익성이 악화가 우려된다며 우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로는 110GB 요금제에서 중간요금제로 바꾸는 이용자보다, 10GB 요금제 이용자들에게 매력이 있어보인다. 또한 중간요금제로 인해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5G 전환하는 데 가속도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상반기에만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실적을 고려하면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통신 3사의 우려는 소비자들에게는 '엄살'로 느껴진다.

이에 대해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도입한다고 하면서 수익악화를 감내한다면서 엄살을 부리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중간요금제로) 옮겨가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인상으로) 다들 생활비를 줄이려는 상황에서 통신비는 마음대로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횡재세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통신사들이 고통 분담을 피한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5G 통신 품질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는 것도 호실적이 곱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2019년 5G 서비스가 시작된 지 3년째이지만 아직 5G 전국망이 완성되지 않았다. 5G망이 비교적 크게 갖춰진 수도권에서도 실내 통신 품질에 대해서는 불만이 여전하다. 건물을 관통하는 힘이 부족한 5G 전파의 특성상 건물 내부에도 중계기가 필요하지만,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KT·LGU+ 통신 3사 5G 커버리지 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통3사는 올해까지 5G 기지국 12만국 이상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내년 본격화하는 5G 주파수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를 위한 기지국 구축도 올해 안에 완료해야 한다.

이통 3사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용이 크게 늘지 않는만큼 전국망 완성에 가속도가 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APEX는 SK텔레콤 2조1,790억원, KT 2조760억원, LG유플러스 2조3,460억원이다. 통신 3사가 올해 상반기까지 집행한 설비투자는 SK텔레콤 8,550억원, KT 1조4,022억원, LG유플러스 9,725억원이다.

통신사들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다음 사업계획에 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사업의 다각화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업의 다각화가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이대로 방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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