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 첫 4번 연속 인상…8년 만에 2.50%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제공 : 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치솟는 물가와 환율을 고려한 조치다. 한은은 올들어 네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이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인상을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4년 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에서 5.2%로 상향했다. 경제 성장률은 2.4%에서 2.6%로 하향 전망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 유가는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지만, 외식·농축수산물 등이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 하방 위험이 문제다. 금통위는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문제는 하반기 지표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이라며 “특히 무역수지와 수출 쪽에서 둔화세가 명확히 보인다. 다른 나라가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률을 낮추면서 하반기 들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초, 한 금융사 전세자금대출 광고판 ⓒ제공 : 뉴시스


가계부채 부담 증가에 따른 소비 축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869조원에 달한다. 이중 78%가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중이다. 4명 중 3명은 금리 인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전체 가계가 추가 부담해야 할 이자 연간 이자 부담은 3조4천억원이 더 늘어난다. 단순 계산하면 차주 1인당 부담 금액은 연 160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기준금리보다 더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4대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최고 금리는 최근 6%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올 연말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폭 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연 7%에 육박한다. 주택담보대출 3억원 4% 이율로 받은 사람이라면 월 이자가 100만원이지만, 6%로 오르면 월 이자는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직장인들에게 매월 50만원씩 이자부담이 늘어나면 소비는 빠르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차에 대한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금리차(상단)는 없어졌지만,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0.75%포인트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금리역전 사실상 피할 수 없어 보인다. 9월 연준이 0.75%포인트를 인상하면 미 기준금리는 3.0~3.25%에 달한다.

한국은 당분간 0.25%포인트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한때 1,340원대를 돌파하며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한은 금리 격차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자본 유출을 촉진하지 않겠냐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자본 유출과 환율 사이의 움직임이 그렇게 기계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경험을 볼 때도 그 영향이 심각하지 않았다. 우려가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리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를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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