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목전에서…나라 곳간만 튼튼히 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재정 운용 방향 확장에서 건전으로…예산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윤석열 정부가 재정 운용 기조를 확장에서 건전으로 선회했다. 고금리에 따른 소비 축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등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나라 곳간만 튼튼히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23년 예산은 지난해 본예산 대비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확정했다. 예산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정부 예산안을 확정했다. 확정된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되고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 607조7천억원 대비 5.2% 늘린 639조원으로 편성했다. 총지출 증가율은 5.2%로 문재인 정부에서 꾸린 2022년 정부 예산안 증가율(2021년 대비) 8.3%와 비교하면 2.9%포인트 줄었다.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안전판은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를 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나라살림 규모가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원 규모로 짜여졌다. ⓒ제공 : 뉴시스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3년 예산안 기준 49.8%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2026년까지 중기 재정 전망은 향후 4년간 국가채무 비율을 50%대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정 준칙을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채무비율 60% 초과시 적자 한도를 가중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재정 준칙 재정을 추진해 왔는데, 이를 올해 법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진보진영에서는 국가 경제 상황에 따른 재정운용이 ‘건전성’에 얽매일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해 왔다. 특히나 경기 침체 국면에서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할 때 건전재정 목표에 사로잡혀 소극적 대응을 할 경우 향후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에서 ‘건전재정’을 주장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추계한 재정수입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2022~26년까지 재정수입이 연평균 6.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 수입은 연평균 7.6%, 세외 수입은 연평균 1.9%, 기금수입은 연평균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 완화, 부자감세 강화 등으로 세수는 계속 줄어드는데 재정수입은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 꼴이다.

성장률이 뒷받침된다면 정부의 이런 ‘낙관’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부의 경기 전망도 그닥 밝지 않다. 재정당국이 밝힌 대외경제 여건 내용을 요약하면 1) 글로벌 유동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세 지속, 2)주요국 가파른 금리인상, 중국 봉쇄조치, 글로벌 공급차질 지속 등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 확산, 3) 그에 따른 주요 수출 시장 소비 둔화, 내수 둔화 등이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과제다.

그런데도 정부 전망은 장밋빛이다. 재정당국은 “경기 회복 등으로 세수가 크게 증가한 2021~22년에 비해 증가폭은 다소 둔화하나, 경제성장에 따른 증가세 유지를 예상”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장밋빛 예상 근저에는 ‘민간주도 역동경제 뒷받침’ 예산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등 전략산업육성에 3조7천억원을 연구개발(R&D) 고도화에 6조원, 디지털 혁신·탄소중립 대응에 8조9천억원, 기업·산업 역동성 제고에 5조6천억원 등 이른바 ‘민간주도 경제’ 예산에 24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과학기술력 제고, 중소·벤처기업 도약 지원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예산을 집중한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듯, 청년층에 예산을 집중했다. 대표적인 것이 사병 월급이다. 올해 67만6천100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 32만3천900원이 올라 100만원이 된다. 장병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적금’ 정부 지원금은 월 최대 14만1천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른다. 병장 기준 월급은 사실상 월급 100만 원에 지원금 30만원을 더해 130만원이 되는 셈이다.

지난 정부부터 추진했던 청년 원가·역세권 주택이 본격화 한다.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 시세의 70%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청년 자산형성 제도는 윤 대통령 공약에 비해 후퇴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10년 1억원 통장’을 공약했는데, 기간은 5년으로 줄고 금액은 4천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2.05.26.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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