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대출 소비, 내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나

코픽스?, 신잔액기준?, 금융채 기준금리? 금리 급등기에 당신이 알아야 할 상식

금리가 치솟고 있다.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이용자는 조금이라도 더 싼 이자를 찾는다.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하다. 조금이라도 더 싼 대출금리로 이용자들을 유혹한다.

어떤 대출을 선택해야 할지, 현명한 대출 소비를 위해 알아야 할 ‘금리 결정구조’를 정리했다.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뉴시스

그 많은 은행 돈은 어디서 왔을까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금리에 좌우된다. 은행은 자금시장에서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다. 여기에 추가 이자를 붙여 수요자들에게 대출한다. 정유사가 중동에서 구매한 원유 가격에 따라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돈을 빌리는 방법에 따라 이자는 각기 다르다. 국민들이 은행에 맡긴 돈(예·적금, 예수금)이 가장 저렴하다. 1%에 못 미치는 예금 이자나, 2~3%대 적금 이자를 생각하면 쉽다. 규모도 가장 크다. A은행의 경우 예수금 비율은 전체 조달자금의 65% 수준이다. 조달 평균 금리는 1.08%로 저렴하다.

채권(금융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채는 예수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줘야 한다. 지난 7일 기준, 1년 만기 금융채 기준금리는 3.73%다. 금융채 금리는 최근 급격히 올랐다. 지난 1월 말, 1.86%였던 1년 만기 금리는 8개월 만에 2.15%포인트 급등했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오르듯, 은행이 돈을 빌려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도 올라갔다.

금융채는 지난해 139조원 규모로 발행됐다. 이중 은행채가 52조원으로 40%가량을 차지했다. 신용카드사나, 할부금융사, 증권사 등도 금융채를 발행한다. 이들이 발행한 금융채를 기타금융채라고 부르고, 지난해 기타금융채는 77조 8천억원 규모였다. 전체 금융채 중 55%가량을 차지한다.

이렇게 자금을 조달한 금리를 기준으로 대출 기준금리를 산정한다. 대표적인 대출 기준금리는 코픽스, 금융채·CD 금리 등이 있다.

코픽스(COFIX_Cost of Funds Index)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의 줄임말이다.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정보를 기초로 은행연합회가 산출해 공시한다.

코픽스는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공시된다. 먼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있다. 한 달 동안 은행이 신규로 받은 예·적금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해당 월에 새로 취급한 금리를 평균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 하락기에 변동 폭이 가장 크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말,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예·적금 잔액의 가중평균 금리다. 금리 변동이 일어나기 이전 예·적금 금리도 포함하기 때문에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보다 변동 폭이 완만하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있다. 예·적금 금리에 더해 은행 간 거래 정기예금, 비거주자예금 금리, 한국은행 차입금, 정부차입금, 후순위채 등의 금리를 모두 더해, 해당 월말 평균한 금리다. 낮은 금리 상품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신잔액기준 코픽스 금리가 나머지 코픽스 금리보다 낮다.

지난 8월 16일 기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는 2.90%, 잔액 코픽스 금리는 2.05%, 신 잔액 코픽스는 1.62%였다. 변동 폭을 보면, 올해 초 1.69%였던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2.90%로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잔액 코픽스는 1.30%에서 2.05%로, 신 잔액 코픽스는 1.03%에서 1.62%로 소폭 올랐다.

코픽스 공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셋 중 어떤 금리를 기반으로 할지 고를 수 있게 한다. 금리 급등기인 요즈음에는 신잔액기준 코픽스가 유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출 기간이 30~40년으로 긴 주택담보대출 특성을 감안하면 금리 하락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 신잔액기준 코픽스 금리가 더디게 올라가듯, 하락기엔 반대로 금리가 천천히 내려갈 수 있다.

대출 기준금리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은행이 조달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것 아니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때문이다.

코픽스 금리를 공시하는 주체는 은행연합회다. 하지만 은행연합회가 엄밀한 기준으로 대출 기준금리 적정성을 따지지는 않는다. 연합회는 코픽스 산정에 기준이 되는 수치를 각 은행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코픽스 공시 홈페이지 ‘열람·이용 시 유의 사항’에는 “COFIX의 정확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며, COFIX 정보제공은행의 장부나 기록도 확인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가산금리 그리고 예대 금리차…정말 공정합니까?


대출약정서를 보면 금리는 통상 ‘잔액기준 코픽스 + 1.5%’ 등으로 표시된다. 코픽스 뒤에 붙는 1.5%는 가산금리라 부른다. 자금조달 비용에 더해 은행을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인건비, 임대료 등 여러 원가요소와 은행 이윤을 금리로 가산해 최종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대출 이용자는 가산금리의 적정성에도 불만을 느끼고 있다.

은행이 국민에게 조달한 예금금리와 은행이 대출해준 대출금리의 차, 즉 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타당해 보인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 3~4분기 국내은행의 예금금리는 -0.09%포인트였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변동 폭은 -0.07%포인트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금리 하락기였던 당시,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더 많이 낮춰 비용을 줄이고, 대출금리는 덜 낮춰 수익을 늘렸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금리 인상기인 최근에도 비슷한 패턴이 감지된다. 2022년 1~2분기 예금 금리는 0.21%포인트 인상된 데 반해, 대출금리는 이보다 0.08%포인트 더 오른 0.29%포인트였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예금 금리는 덜 올려 비용을 줄이고, 대출금리는 더 올려 수익을 늘린 것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2년간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졌다. 2020년 3분기 예대금리차는 2.03%포인트에서 올 2분기 2.40%포인트로 0.37%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주 의원은 “금리 변동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이자는 큰 폭으로, 예금이자는 소폭으로 조정하면서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대금리차 논란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지난 8월부터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제가 시작됐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해당 은행의 부담은 늘어난다. ‘예대금리차 1등 오명만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있다. 은행들은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예대금리차 공시제는 이달 20일 두 번째 공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시는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5만원권 자료사진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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