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역사 속으로...각국서 애도

향년 96세...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 왕위 계승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피커딜리 서커스 대형 스크린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진이 투영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즉위 70년 만에 96세 나이로 서거했다. 2022.09.09. ⓒAP

영연방의 수장으로 70년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향년 96세 나이로 별세했다.

8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날 오후 6시 반께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왕위는 여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권자인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서 즉시 이어받았다.

앞서 여왕은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지난 7일 왕실에서 여왕의 건강 문제로 일정이 취소됐으며, 8일 정오께 의료진이 여왕의 건강이 염려스럽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후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 가족이 밸모럴성으로 모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여왕은 지난해 4월 남편 필립공이 사망한 뒤 급격히 쇠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성명에서 "친애하는 나의 어머니 여왕의 서거는 나와 가족들에게 가장 슬픈 순간"이라며 "우리는 소중한 군주이자 사랑받았던 어머니의 서거를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틀 전인 6일 여왕으로부터 총리 취임 승인을 받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이날 "여왕은 바위였고 그 위에서 현대 영국이 건설됐다"며 "여왕은 우리에게 안정감과 힘을 줬다. 여왕은 바로 영국의 정신이었고, 그 정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브리지 작전'으로 명명된 계획에 따라서 이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국장은 별세 10일째 되는 날에 치러진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 각국에서 애도를 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계속 변하고 있는 세계 관계 속에서도 여왕은 수 세대를 걸쳐 영국 국민들에게 위안과 자부심의 원천이자 불변의 존재로서 역할을 다했다"면서 "여왕의 유산이 영국 역사와 전 세계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애도를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애도를 전했다. 그는 이날 "여왕은 수십년 동안 세계 무대에서 권위 있는 인물이었으며,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면서 찰스 3세를 향해 "어머니의 죽음에 찰스 3세가 용기와 회복력을 갖길 바란다"고 조의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찰스 3세에 보낸 전보에서 "여왕의 영원한 안식과 찰스 3세를 위해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여왕은 수백만 명에게 모범이었고, 영감을 줬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영국 간 화해를 위한 그의 노력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오른쪽) 영국 여왕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찰스 왕세자와 함게 플래티넘 주빌리 카니발에 모인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한편, 1952년 25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는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기도 했다. 영국 군주 중 가장 긴 재위 기간이다. 그 사이 15명의 총리가 거쳐 갔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복구와 냉전, 소비에트연방 붕괴, EU(유럽연합)의 출범과 영국의 탈퇴 등을 겪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영국을 상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왕실의 존재는 구시대 계급사회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국과는 지난 1999년 안동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당시 여왕은 안동에서 준비한 73번째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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