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1390.9…13년5개월 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으로 장을 마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제공 : 뉴시스

달러·원 환율이 1,390.9원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달러 강세는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을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90.90원에 마쳤다. 종가 기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2009년 3월 30일 1391.5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일 기록한 연고점(1,388.4원)을 3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밤, 미국에서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8.3%로 발표된 영향이 컸다. 시장은 7월 하락세로 돌아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8월에는 더 큰폭으로 떨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하락 폭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이란 해석을 낳았고,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 정책, 즉 기준금리 인상 폭과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CPI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9월 FOMC에서 1.0%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내가 연준 관리라면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1%p의 금리 인상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 강세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109.68을 기록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18.5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유로와 엔화도 급락했다. 유로는 1.5% 급락해 0.99973달러를 기록했고, 엔화는 1.2% 떨어진 144.84엔에 거래됐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비상경제TF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오전 08:50분에 얼렸다. 9시, 개장과 함께 환율은 1,390원대를 뚫고, 오전 10시쯤에는 1,395.3원 치솟았다.

회의에는 기재부 내 거시경제·금융 관련 부서가 참석했다. 회의가 끝나고 방 차관은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그는 “시장 안정을 위해 가용한 대응조치를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했다.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외환 시장을 예의 주시하라”는 주문도 내놨다. 구두 개입성 발언이었다. 발언 직후 잠시 안정세를 찾던 환율은 오후 들어 다시 1,390대를 뚫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물가 하향 안정화 시점은 예상보다 느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럽발 에너지 가격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둘째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하다는 점, 셋째로 물가 상승이 일부 품목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화 시점은 예상보다 길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달러 강세가 적어도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권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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