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임명, 노동계와는 말 섞지 않겠다는 뜻인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노위는 ‘노동자, 사용자 및 정부가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노동정책 및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정책들을 협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윤석열 대통령은 ‘막말 제조기’로 사회적 갈등만 부추겨온 김 전 지사가 노사정의 상호신뢰를 이끌고 성실한 협의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보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김 전 지사가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데에는 그의 과거 노동운동 경력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련 동구 몰락 이후 좌절한 뒤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극우정치인으로 전향한지 벌써 30년이 다 됐다. 언제까지 김 전 지사를 노동운동 경력자로 인정해줘야하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김 전 지사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온 저질 구태정치의 표본이기도 하다. 도지사 시절 119에 전화해서 “나 도지산데” 발언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인 갑질의 대명사로 소환된다. 태극기부대와 함께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전광훈 목사 등과 함께 광화문집회의 단골손님으로 나서기도 했다. 세월호 추모를 “죽음의 굿판”이라고 조롱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총살감”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본 식민지가 안 됐다면 오늘의 한국이 있었겠냐”는 황당한 친일발언도 있었고, “효순이 미선이 사고는 도로 협소 문제로 봐야한다”는 몰상식한 주장도 펼쳤다.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박정희 동상을 세워야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사회적 대화를 주도하기는커녕 평범한 시민들과 상식적 대화도 불가능한 수준이다.

가장 눈여겨봐야할 일은 노동조합 자체에 대한 적대적 시선이다. 민주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생존권을 위해 나선 개별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다.노동자들이 가정파탄을 우려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가장 두려워한다면서 “불법 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노조원은 민주노총만 120만인데 사장은 몇천명도 안되니 표를 우려하는 정치인들은 노사문제에 개입해선 안된다”는 발언도 했다.

경사노위 위원장 내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김 전지사를 통해 노동자 대표들과 대화를 시도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무력화하는 등 재벌민원 들어주기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화가 가능하지 않으니 일방적인 반노동 선동가를 대화기구 수장으로 앉혀놓겠다는 것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