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독소 물질 검출”

대구·경남·부산 조사 결과 미국 대비 농도 최대 523배 높아…“환경 문제 아닌 사회적 재난”

환경운동연합·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와 이수진·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4대강 사업으로 녹조가 형성된 낙동강 인근에서 공기 중 독소가 검출됐다. 공기를 통한 독소 확산은 영향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호흡기 등을 통해 인체에 직접 유입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환경단체 등은 이러한 상황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와 이수진·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낙동강 주변 지역에서 공기 중 남세균을 포집하고, 남세균 내 독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창원대·부경대·경북대가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포집된 남세균에서 발암물질이자 간·생식 독성을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국제 암연구소(IARC)는 지난 2010년 동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마이크로시스틴 독성이 청산가리의 20~20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뇌 질환 원일 물질인 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BMAA)도 나왔다.

녹조를 일으키는 물질인 남세균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급속도로 증식했다. 그간 4대강 사업 이후 남세균 독소가 물에서 검출된 조사는 여러 건 진행됐다. 이번에는 물질이 공기 중에서 확산하는 이른바 ‘에어로졸’ 형태로 남세균 독소가 퍼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위험 수준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독소 물질의 흡입 독성은 피부 독성, 경구 독성보다 더 강한 위해성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조사단장을 맡은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은 “그간 녹조 조사 결과 발표 많이 했는데, 이번만큼 충격적인 사실은 없을 것”이라며 “이제 녹조가 강 속에서 부글부글하는 차원을 넘어 공기를 통해 에어로졸 형태로 날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에서는 에어로졸을 타고 전파된 남세균과 남세균 독소가 사람 콧속과 기도, 폐에서 검출됐고, 그에 따라 급성 독성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단순히 환경 재난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사회적 재난으로 격상해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낙동강의 녹조. 강정고령보 상류 우안 매곡취수장 건너편에 핀 심각한 녹조. 이때 조류 조류 독소 수치는 무려 5588ppb를 기록했다. ⓒ낙동강네트워크

영향권 내 인구밀집 시설 분포…농작물 등 통한 2차 확산 우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낙동강변에 인접한 대구·경남·부산 권역에서 진행됐다. 남세균 포집 지점은 대구 화원유원지·낙동강래포츠밸리, 경남 본포생태공원·대동선착장·합천저수지마을, 부산 A 아파트단지·삼락생태공원 등 총 7곳이다.

대동선착장에서 포집한 남세균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6.8ng/㎥ 검출됐다. 지난 2016년 뉴햄프셔주 강의 공기 중 최저 농도 0.013ng/㎥보다 523배 높다. 이 수치가 본포생태공원(4.7ng/㎥)은 361배, 화원유원지(3.68ng/㎥)는 283배였다.

대동선착장 인근 남세균에서는 BMAA도 나왔다. 검출량은 16.1ng/㎥로,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검출된 농도의 7.2배에 달했다.

낙동강변 1.5~2km 범위에서도 남세균이 포집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변에서 최대 1.17km 떨어진 거리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실제 낙동강에서 1.5km 떨어진 가정집에서는 빗물이 떨어지는 처마 밑을 따라 이전에 없던 녹색 띠가 형성되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녹색 띠는 남세균으로 확인됐다. 공기를 타고 확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사 지점의 2km 내 반경에는 아파트와 학교, 산업단지 등 인구가 밀집된 시설이 있어 우려가 크다. 강변 공원 시설과 수상 레저 시설, 자전거 도로 등도 분포해있다.

남세균 독소 영향권은 더 넓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소는 남세균보다 미세해 더 멀리 확산하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통해 남세균 독소가 사람 몸으로 들어올 우려도 있다. 단체들은 “공기 중으로 퍼진 남세균이 농작물에 떨어지면 공기 중으로 확산한 남세균이 농작물에 떨어지면, 내재화해서 독소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해외 연구 결과 확인됐다”며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이 전국으로 유통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 중에 퍼진 남세균 독소는 정수장으로 유입될 수 있고 소, 돼지 등 가축 사료에 떨어질 수도 있다”며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단체들은 “국민 건강과 안전은 보수·진보 이념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자연성 회복은 시급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녹조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민간 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동강변 대동선착장 인근 남세균 독소 영향 범위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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