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감시하는 ‘맞춤형광고’, 정보인권 침해...법적 규제 필요”

‘맞춤형 광고 문제 해결방안’ 토론회...전문가들, 관련 입법 촉구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맞춤형 광고의 개인정보 침해 문제와 해결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용자의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고 타사 웹 사이트 등을 이용한 정보를 수집해 이용하는 맞춤형 광고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구글과 메타의 맞춤형 광고 행태에 제재를 결정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도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맞춤형 광고의 개인정보 침해 문제와 해결방안' 토론회에는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정보인권단체를 비롯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업, 정부 측이 참석해 맞춤형 광고에 대한 우려와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발제를 맡은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맞춤형광고는 개인정보를 침해당한 소비자가 광고 표적이 되는 모양새"라며 "'표적광고'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다"고 규정했다.

이 변호사는 "미국인은 1인당 하루 평균 747회의 표적광고에 노출되고 있고 1년 동안 총 27만2,655회의 표적광고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구글, 메타 등 플랫폼 빅테크 기업들이 맞춤형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맞춤형 광고는 실시간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광고주의 광고를 보여준다. 실시간 경매가 이뤄지기 위해선 광고주가 원하는 나이대, 위치, 성향의 이용자(타겟)에게 광고 기회가 생겼다는 '정보'가 전달된다. 즉, 맞춤형 광고의 횟수만큼 이용자의 정보가 광고기업들에게 뿌려졌다는 것이다.

ICCL(아일랜드시민자유협의회)가 올해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글의 맞춤형 광고를 위해 실시간 경매에 참여하는 기업은 4,698곳이다. 이들 기업에게 구글은 이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고 어느 곳에 머물고 있는지 등 개인정보를 하루 평균 747회 전달한 셈이다. 그러나 웹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은 타사의 웹 사이트, 앱에 쿠키,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트래커(추적기)를 심어두고 생일, 성별, GPS정보 등을 수집한다. 이 같은 수집된 개별 정보로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오프라인 결제 정보 등 다른 정보와 결합하게 되면 한 사람의 취향과 특성을 특정할 수도 있다.

구글이 타사 행태정보 등을 분석하여 생성한 관심분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이 변호사는 "미국의 '오라클'은 50억명 소비자의 정보를 판매한다고 CEO가 직접 광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받기도 했다"면서 "더 무서운 것은 온라인에서 확보한 정보와 오프라인에서 결제 정보 등과 결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선 맞춤형 광고에 대한 반대운동과 함께 제도적인 규제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맞춤형 광고를 '감시광고(Survillance Adveritsing)'로 규정하고 '감시광고금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맞춤형 광고를 아예 금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맞춤형 광고와 관련한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광고주가 누구인지는 물론, 광고가 어떻게 해서 이용자에게 노출됐는지 등을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표적광고가 위험하다는 문제에 대해 미국은 훨씬 더 깜짝 놀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에는 청소년에 대한 자극적인 콘텐츠 노출에 대한 규제도 없어서 이에 대한 연구와 입법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맞춤형광고의 대안으로 '문맥광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문맥광고는 이용자가 이용하는 콘텐츠의 맥락과 비슷한 내용의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홈페이지, 넓은 범위의 위치정보 정도만 있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맞춤형광고에 비해 적은 정보수집만으로 가능하다.

이 변호사는 "문맥광고의 광고 효과가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해외에서도 문맥광고는 허용하되, 표적광고는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동의 요청 ⓒ캡쳐 화면

전문가들 "맞춤형 광고 규제 위한 입법 서둘러야"

토론 패널에서 전문가들은 맞춤형 광고의 규제를 위한 법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산업 방면에서는 일괄적인 규제로 인한 서비스 침체를 우려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최근 개보위가 구글과 메타에 과징금 1천억원을 부과한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결정은 행태정보의 이용 동의를 이용자에게 알기 쉽게 제공하라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맞춤형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게 필수적 (동의를 받을 사항)인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선의에 맡길 것이 아니라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맞춤형 광고와 관련한 법안의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의 김보라미 변호사(법무법인 디케)는 "아동에 대한 행태정보 수집 금지 등 내용을 담은 법안도 개보위에서 준비 중"이라며 "국회에서 조속히 심의해서 통과한다면 현재의 시장 상황을 정상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맞춤형 광고와 관련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법률안' 4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법률안' 1건이 발의돼 있다. 대부분 이용자가 맞춤형 광고인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개보위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법(가칭)'에서는 만 14세 미만 아동에게는 맞춤형 광고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개보위는 이번 구글, 메타 제재를 계기로 맞춤형 광고 규제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직동 개보위 신기술개인정보과장은 "개보위는 얼마 전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강제적으로 동의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고 국내 사업자에 대해서도 조사도 이어갈 것"이라며 "입법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맞춤형 광고가 SNS 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 사업인 것을 고려해 일괄적인 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권세화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맞춤형 광고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를 표하면서도 "이용자가 플랫폼 앱들을 무료로 사용하는 기반이기도 하기 때문에 맞춤형 광고를 무조건 나쁘게만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해당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찬성하지만, 이를 법제화하려고만 하는 것은 국내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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