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람입니다” 피켓 들고 거리에 선 서울 소방관들, 왜?

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시민 안전 담보 위해 근무체계 개선 및 인력 확충해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소방공무원 인력 확충 및 근무체계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9.23 ⓒ민중의소리

서울 소방관들이 23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제대로 쉴 수 없는 무리한 근무체계로 고통받는 소방관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당장 근무체계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소방관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며, 서울소방재난본부를 향해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지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김주형 소방본부장은 "저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소방관도 사람이라고 얘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0년간 소방관 순직 인원은 50여명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방관은 100여명이 넘는다"며 "왜 그런지 분석해보니, 불규칙한 근무로 인한 우울증과 건강권 이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불규칙한 근무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서는 3조 1교대 근무를 희망한다"며 "하지만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런 바람을 묵살하고,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서울 소방관 대부분은 3주를 기준으로 '3조 2교대'로 일하고 있다. 첫 주는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출근하는 주간 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쉰다. 두 번째, 세 번째 주는 저녁 6시에 출근해 오전 9시에 퇴근하는 야간 근무를 서고 그다음 날은 비번이다. 이 경우 한 주는 토요일 당직으로 24시간 일하고, 그다음 날 하루를 쉬고, 다음 주는 일요일 당직으로 24시간 일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를 '3조 1교대'로 바꾸면, 하루 24시간 일하는 당직 근무 이후 하루가 아닌 이틀을 쉴 수 있어 충분히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지부 측의 주장이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 중 대부분이 3조 1교대로 변경하는 추세지만, 유독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휘권 혼란 등의 이유를 대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가령 근무체계가 변경되면 1팀의 지휘관이 2팀을 지휘하는 경우가 생겨 문제가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지부는 지금도 다른 팀의 지휘관이 지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문제가 된 사례는 없었다고 반박한다.

더욱이 3조 1교대로의 개선은 서울소방재난본부장과 지부의 합의 사항이기도 했다. 서울소방지부 서동신 사무국장은 같은 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올해 5월 본부와 노조가 만나서 협의했던 것은 (소방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직원들이 원하는 근무체계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설문조사 후 본부는 '당장 바꾸기 힘들고, 조금 더 연구를 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부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평균 60%이상의 소방관들이 3조 1교대 근무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 소방서 중 약 14%만 3조 1교대 근무를 실시하는 중이다.

가장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인력 충원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김성수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시 소방공무원은 7천500여명 정도인데, 이 중 행정인력 20%를 빼고, 3교대로 나누면 2천명에 불과하다. 이를 (업무에 따라) 구조, 구급, 화재로 나누면 몇백명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화재로만 따지면, 서울시 천 만 인구를 지키는 소방공무원이 고작 몇백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한 명의 소방공무원이 서울시민 1만 5천명을 책임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으로 모든 상황을 대비하려면 소방공무원은 무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시민의 생명이 위태로울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늘의 요구는 소방공무원의 목숨을 지키는 요구이기도 하지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요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인력을 신규 채용 등으로 확충하지 않으니 조직 내부 인력을 '돌려막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구급대원 인력이 부족하니 화재진압 등 다른 부서 인력을 끌어와 충원한 것이다.

지부는 "업무 부담을 경감한다는 명목으로 소방공무원의 추가 채용 없이 타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하고 있다. 인력이 차출된 화재 진압, 구조대와 행정팀의 업무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구급대 또한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은 소방공무원 인력 확충이다. 그것이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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