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윤 대통령 감싸기 무리수...영상 주변음 제거했더니 “바이든, 빼박”

여당 내부에서도 선긋기 “이제 그만해라, 차라리 무대응 하던가”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통화 하며 이동하고 있다. 2022.09.07. ⓒ뉴시스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

23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발언에 대해 내놓은 입장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행사에서 나오면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방송 3사와 모든 언론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가 “왜곡·짜깁기”라며, 실제 윤 대통령이 한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어떡하나?”였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미국 의회’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우리 국회’를 뜻하는 것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YTN은 23일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 대통령 욕설 영상에서 주변음을 제거하여 올렸다.

하지만 주변음을 제거하고 윤 대통령 목소리를 추출한 영상을 들어보면, ‘바이든’이 좀 더 분명하게 들린다. 이미 주변음을 제거한 여러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YTN도 주변음을 제거한 영상을 보도했다. 이 영상은 23일 오후 4시39분 기준 29만 조회수를 훌쩍 넘었다.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빼박”(‘빼도 박도 못하다’의 줄임말), “바이든 맞구만…이걸 사기 치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통령실 해명을 조금도 믿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관련 영상에 달린 “거짓 해명은 범죄입니다. 반드시 고소 고발해서 법처벌 해야 합니다”라는 댓글은 같은 시간 기준 3천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해당 영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에게 확인하면 분명해지는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해명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면, 해명이 늦어질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실 해명이 나온 시점은 이미 논란이 되기 시작한 뒤로 10~15시간가량 지난 뒤였다. 이미 대부분의 한국 언론이 보도하고, 블룸버그와 CBS 등 해외 언론까지 보도한 뒤였다. 이에 대통령실이 이 시간 동안 그럴듯한 해명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 ⓒ광승용 부대변인 페이스북

이런 이유로 여당 내에서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2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해명 기사를 공유하며 “이제 그만 합시다. 차라리 무대응을 하시던가. 저도 음악했던 사람이라 잘 알지만, 이거 주변 소음 다 제거하고 목소리만 추출하는 거 가능합니다. 그렇게 하면 어쩌려고 이러십니까”라고 글을 남겼다.

곽 부대변인은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강하게 옹호한다기 보단, 듣기에 그렇게 들리기도 한다는 스탠스로 말한 것 같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대한 말씀을 아끼고 있다”라며 “당에 있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옹호하려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꽤 있는 듯하다”라고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차라리 대응하지 않고 넘어갔으면”이라며 “해명이 논쟁을 촉발시킨 게 아닌가 싶다”라고 아쉬워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한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에 그 용어가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칭한 ‘국회’가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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