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축제된 기후정의행동, 가족·친구 손 잡고 사전행사 찾은 시민들

기후위기를 비롯해 노동, 성소수자, 동물권 등 다양한 주제 부스 운영... 청소년도 참여해 광장 누볐다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부스를 마련했다. 학생들이 지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한국에서 벌어진 역대 최대 규모의 기후 관련 행사로 기록될 ‘기후정의행동’ 현장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시민들이 사전행사장을 찾아 기후정의에 뜻을 모았다.

24일 ‘9.24 기후정의행동’이 개최되는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엔 기후위기를 비롯해 노동자, 성소수자, 동물권 등 다양한 분야의 24개 단체들이 부스를 운영했다. 이날 행사 현장은 오후 1시부터 인파로 붐볐다. 본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되지만,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사전행사 성격으로 준비된 부스를 둘려보았다.

집회라기보다는 축제였다. 부모님 손을 잡고 부스를 구경하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의 얼굴과 티셔츠에는 ‘살고 싶어요’, ‘기후정의’, ‘지구가 아파요’ 등 문구가 새겨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날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환경운동연합 등은 행사 부스에서 옷에 기후위기 메시지를 찍거나 스티커를 붙여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녹색연합은 시민들이 산과 산호 모양의 모자를 만드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동, 청소년, 부모들이 어울려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부스 마련 참가자가 직접 피켓을 만들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40대 유재경 씨는 두 중학생과 함께했다. 그는 서울 마포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후위기 교육 단체 ‘그린비’ 소속 활동가다. 유 씨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기후정의 운동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분위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우리의 행동이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걸, 말로 듣는 것보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시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현장엔 친구,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이들은 부스를 구경하며 인증 사진을 남기는 등 행사를 즐겼다. 장애인활동지원사인 이 모 씨(33)는 “기후위기를 요즘 많이 실감했다. 최근엔 폭우, 그전엔 홍수도 있었다”며 “이런 기후위기가 청년인 저희의 삶과 닿아있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가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씨와 함께 온 위모 씨(20)는 “학교에서 기후정의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접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안학교 졸업생이었다 

이날 노조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기후정의 문제를 교육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후특위는 부스에서 녹색교육 필요성을 홍보했다. 이들은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생태전환’이 빠진 문제를 지적했다. 전교조 내 모임 ‘교육노동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도 최근 국제사회에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사회 변혁의 주체로 키워야 한다’는 선언이 발표된 점 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학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는 석모 씨(21)은 인천에서 걸음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후손에게도 내려간다”며 “학생들에게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서 책임감이 있다보니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천천히 이뤄지니까 기성세대가 위기감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행동에 옮길만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기후변화 교육을 하면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자가 되면, 기후정의와 관련한 시민성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서 중요하게 다룰 것 같다”고 덧붙였다.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부스 마련 참가자가 직접 피켓을 만들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부스 마련 참가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부스 마련 참가자들이 직접 피켓을 만들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기후위기는 청소년과 청년 뿐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에서 사각지대에 몰린 다양한 계층을 위협한다.

권리찾기유니온은 부스에서 노동 상담을 진행했다. 권리찾기유니온 관계자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등 불안정 노동자는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기후위기에 더 취약하다”며 “기후위기가 진행될수록 일자리가 줄고 사회 자체가 불안해진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들도 기후정의 행동에 적극참여하고 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관계자는 “기후위기는 현실의 배제와 착취, 불평등 문제라는 점에서 성소수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위기는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상 모든 생물체의 생명권과 직결된다. 이는 동물권행동 카라가 부스를 마련한 이유다.

카라는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공장식 축산과 대규모 사육이 전 세계 산림 벌채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공장식 축산에서 사용하는 스톨과 배터리 케이지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진보 정당들도 참여했다. 진보당, 녹색당, 기본소득당 등이 부스를 차렸다. 기본소득당은 탄소세와 횡재세 등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화석연료 등 탄소배출로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추가 세금을 거둬, 에너지 취약계층을 지원하자는 취지였다.

2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단체들이 기후정의를 주제로 마련된 부스들에서 참석자들이 탄소세 입법 촉구 서명을 하고 있다. 2022.0924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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