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행했다. 지난 6월 이후 세 번 연속으로 이어진 자이언트 스텝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기도 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됐다.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다시 한 번 한국의 기준금리를 웃도는 상황이 됐다. 지난 7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가 약 2년 반만에 한국의 기준금리(2.25%)를 넘어섰다. 이후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양국의 기준금리는 같아졌지만, 이번에 다시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강(强)달러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 유동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2,300이하로 주저앉았고 외국인 자금 이탈로 코스피 시가총액은 1년만에 620조 원이 증발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강달러 시대는 한국 경제의 기본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부각시켰다.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체제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번 자이언트 스텝 사례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이 기축통화의 위력을 자국의 이익(자국 물가 안정)만을 위해 사용한다.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체제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한국 경제는 외국 자본의 드나듦에 의지하는 미국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노동 소득을 높이는 자립 경제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내수의 기반인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늘어야 경제의 자립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국제 투기자본의 움직임을 제한할 과세 방침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만의 힘으로 어렵다면 아시아권 주요 국가와 경제 블록을 형성해 서구 경제권역에 맞서는 힘을 키우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국제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되는 자본소득을 제한하고 노동소득이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어야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