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만 지우면 끝? 김문수 경사노위원장, ‘극우·반노동’ 유튜브 채널 닫았다

“민주노총 박살 내야” 고별방송 영상에 달린 노조 혐오 댓글들, 페이스북에도 ‘반노조 인식’ 고스란히 드러내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게시한 고별영상. 현재 이 영상을 제외하고 논란이 된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김문수TV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극우, 반노동 발언을 이어왔던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닫았다. 30일 현재 김 위원장의 유튜브 채널인 '김문수TV'는 접속할 수 없으며, 논란이 된 지난 영상 역시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밤 고별 방송을 통해 당분간 채널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원장은 상당히 복잡한 자리다. 단순한 공무원이 아니라 노조, 노동자, 기업, 사용자 단체, 공익위원과 정부 각 부처 간 합의를 이끌어 노사 간 원만하게 타협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며 "김문수TV는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비판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운영) 했지만, 계속 그런 입장을 가져서는 경사노위원장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노사정, 공익 간 원만하게 잘 되게 노력하고 계신다"며 "부족한 저의 경험과 여러 능력을 바쳐 나름 열심히 해서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노사 간 원만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서로 간 대화를 통해 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는 "민주노총 박살 내달라"는 등 노조 혐오적인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도 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장으로 활용해 왔다. 대부분 야권 인사를 공격하거나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다른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첫 경사노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해당 채널에 게시된 과거 영상들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 파업을 다룬 영상에서, "노동자들이 손해배상을 가장 두려워한다. 민사소송을 오래 끌수록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가정이 파탄 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와 재계, 정부 간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동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사노위원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현재 이 영상 역시 재생이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던 이유에 대해서는 "언론이 너무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제가 진실을 알리고자 때로는 광화문 현장에서 때로는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대중 집회 속에 여러분과 함께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비록 유튜브 영상은 지워졌지만, 김 위원장의 페이스북에는 노조를 적대시하는 듯한 글이 여전히 여러 건 남아 있다. 그는 민주노총 집회를 언급하며 '법대로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거나,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과거 논란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인사들과 함께 태극기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석했으며, 2020년에는 대표적인 극우 인사 중 한 명인 전광훈 목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한 이력도 있다. 세월호 천막을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는 등 숱한 막말 논란을 빚었다.

노동계는 김 위원장 임명에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가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고, 한국노총도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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