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29% 극성 윤빠들은 과연 청력 이상인가?

살다 살다 대통령의 비속어 한 마디에 온 국민이 청력 테스트를 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뱉은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말에 대해 ‘바이든’으로 들리느냐, ‘날리면’으로 들리느냐를 두고 국민 여론조사까지 하는 코미디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아무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나라가 참 재미지고 있는데, 그 청력 테스트 결과부터 공유해보자. 지난달 30일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성인 1,009명 대상, 9월 26~28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7%가 “바이든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처럼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응답자는 고작 29.0%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는 12.4%였다.

이 여론 조사 결과가 알려주는 사실은 두 가지다. 먼저 참 다행스러운 점. 국민 58.7%의 청력이 정상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참 불행한 점. 국민의 29%가 청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앞의 여론조사와 같은 날(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성인 1,000명 대상, 9월 27~29일)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5%로 각각 집계됐다. 놀랍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은 24%,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국민은 29%!

윤 대통령 취임 후 역대 최저치 수준이라는 24% 지지율의 주인공은 결국 극성 ‘윤빠’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수치는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29%와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결국 동일 인물 아니겠나? 쉽게 말해 극성 윤빠들의 청력에 대부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 두 팩트를 가지고 “‘윤석열빠’가 되면 청력이 안 좋아진다”는 단순한 결론을 내릴 생각은 없다.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우리 그 정도까지 나가지는 말자. 이게 사실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나?

하지만 “‘윤석열빠’가 되면 진실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명제는 충분히 도출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런 현상을 해석하는 연구 결과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은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행동경제학에는 집단동조화라는 이론이 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는 저서 『넛지』에서 “인간은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라는 문장으로 이 상황을 요약한다.

탈러에 따르면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홀로 반대 의견을 내세웠을 때 동료들로부터 받는 비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의견이 “사람을 죽이자”는 끔찍한 것이라도 사람들은 동료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그 의견을 수용한다.

관련한 실험도 여럿 있다. 6명이 참가자들에게 개 사진을 보여주고 “이게 무슨 동물일까요?”를 묻는다. 너무 쉬운 문제다. 그런데 미리 짠 5명의 참가자들이 전부 “고양이 사진입니다”라고 오답을 말하면, 나머지 한 사람도 엉겁결에 “고양이입니다”라고 답을 한다.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이라고 의심해서는 안 된다. 이 실험은 독일, 일본, 프랑스, 노르웨이, 레바논, 쿠웨이트 등 무려 17개 나라에서 실시됐다. 그런데 개 사진을 보고 고양이라고 답하는 사람 비율이 무려 20~40%나 됐다.

이 20~40%라는 수치를 잘 봐주기 바란다. 이게 바로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29%와 매우 유사한 수치다. 그리고 이건 절대 낮은 비율이 아니다. 왜냐하면 개 사진을 보고 고양이라고 답하는 건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미친 짓을 하는 사람이 10명 중 2~4명이나 된다.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는 청력 이상 의심자가 우리나라에서 29%나 되는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다 개를 보고 고양이라고 답을 했기 때문이다. 주변사람들 빼고 그 사람에게 단독으로 물어보면 응답자의 100%가 정답을 말한다.

그런데 주위에서 모두 개를 고양이라고 답을 하면, 남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따돌림을 당할 것 같다’는 두려움부터 생긴다. 탈러는 이 심리를 “사람은 본능적으로 동료들의 압력과 집단의 비난을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MBC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윤석열빠들이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었다”고 말하는 이유도 이런 거다. 추정컨대 윤빠들은 만나는 친구들조차 전부 자기와 비슷한 윤빠들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 귀에는 바이든으로 들려도 주변 윤빠들이 “바이든은 무슨, 날리면이야!”라고 주장을 하면 그 주장에 그냥 동조를 해 버린다. 친구라고는 윤빠들밖에 없는데 거기서 소외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29%의 윤빠들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평소 좀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그래라. 온 국민이 다 개라고 생각하는 그림을 주변인들이 고양이라고 하면 자기도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거? 그거 다 비슷한 인간끼리 떼로 몰려다니는 바람에 생기는 현상이다.

동조화의 위험,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

이까지는 웃고 넘길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빠들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탈러가 예로 드는 사건이 바로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이라는 것이다.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이란 1978년 사이비 교단 목사였던 짐 존스(Jim Jones, 1931~1978)가 가이아나에 해방촌을 건설한 뒤, 신도 909명과 함께 청산가리를 마시고 집단 자살한 사건을 말한다.

존스 목사는 “곧 전쟁이 난다. 미국은 폭격기를 동원해 우리를 죽이고 아이들을 고문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같이 자살하자. 죽음으로 평화를 얻자”고 선동했다. 900명이 넘는 신도들은 그 말에 따라 자발적으로 청산가리를 마시고 생을 마쳤다. 이 사건은 지금도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주변 소음을 다 제거한 버전까지 돌아다닌다. 그걸 듣고도 “나는 여전히 날리면으로 들리는데”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사고가 마비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 사고가 마비된 사람들의 동조화 현상을 이용해 “북한놈들 때려잡기 위해 우리 모두 다 순교하자”라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인이 안 등장하리라 누가 장담하나? 과장 아니냐고? 천만에.

바이든도 날리면으로 들리는 판국에 이성이 마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모르는 거다.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도 그렇게 벌어졌다. 심지어 현 정권이 무속과도 매우 연관이 많다는 의심까지 있는 형국에 말이다.

아무튼 오늘 칼럼의 결론. 윤석열 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면 청력에 문제가 생긴다! 아니 참, 그게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면 이성적 사고에 마비가 온다. 그래서 나라에 암운이 깃든다. 뭔 놈의 나라 대통령이 국민 29%를 난청으로 만들고 자빠졌단 말이냐. 제발 좀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나?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