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승수의 직격] 국가 상대 사기 의심되는 국힘 의원 14명의 행태

장제원 의원 등 부산지역 ‘국민의 힘’ 국회의원 14명이 국회사무처 예산 3,300만원을 유용해, ‘국민의 힘’ 부산시당이 만든 씽크탱크 ‘부산행복연구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29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이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예산 오·남용은 여러차례 문제가 됐지만, 대체로 개별 의원실 차원에서 이뤄진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14명의 국회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국회의원들의 세금 오·남용 실태

필자가 활동하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에서는, 다른 2개 시민단체(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와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함께 2017년부터 국회의원들의 세금 오·남용 실태를 추적해 왔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인건비와 보좌진 급여 외에도 1년에 1억원 넘는 국민세금을 지원받아 사무실 운영, 입법 및 정책개발, 주유비 및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함께 그 돈의 사용실태를 추적해 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자료사진) 2020.02.25 ⓒ김철수 기자

특히 이중 입법활동과 정책개발에 사용하라고 지원하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큰 문제였다. 20대 국회의원들을 검증한 결과, 하지도 않은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회사무처에서 예산을 받아낸 사례, 제출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가 다른 기관·사람의 연구결과물을 표절한 것인 사례 등 문제점이 숱하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11명의 20대 국회의원들을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며 시간을 끌었고, 고발한 지 3년이 지나서야 1명의 국회의원을 벌금형으로 기소하고, 보좌진 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국회의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2억원 이상의 예산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하는 성과도 있었다. 

21대 국회 검증 결과 ‘충격적’

필자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뉴스타파 기자들은 20대 국회 때 한 번 검증을 했으니, 이제 상황이 나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회사무처도 국회의원실에서 발주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이 때문에 ‘검증해 봐야 별 게 안 나올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21대 국회가 사용한 예산 확인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난 여름부터 다시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국회사무처에 가 무려 15만 쪽에 달하는 자료를 열람하면서 스캔을 했다. 여러 활동가, '뉴스타파' 기자들의 협력해 진행한 일이다.

검증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20대 국회에선 보지 못한 조직적인 세금 오·남용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자료사진) 2022.0718 ⓒ민중의소리

국민의힘 부산시당 씽크탱크 지원 위해 예산 유용

사안은 간단하다. 2021년 1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장제원 의원을 포함한 부산지역 ‘국민의 힘’ 국회의원 14명이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을 하겠다면서, 국회사무처에 예산을 신청했다. 금액은 도합 3,300만원이었다.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13명은 각각 220만원씩을 신청했고, 박수영 의원만 440만원을 신청했다. 당시 박수영 의원은 국민의힘 부산시당 씽크탱크로 만들어진 ‘부산행복연구원’의 원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같은 당, 인접한 지역구의 국회의원 14명이 동시에 정책연구용역비를 신청한 것이다.

그리고 이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는 전문가 10명은 모두 ‘부산행복연구원’과 관련있는 교수 등 인사들이었다. 서류상 이들은 각각 330만원씩을 용역비로 수령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해당 사안에 대한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 3,300만원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행복연구원’의 운영비, 활동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연구용역을 한 것이 아니라는 관계자 진술도 있었고, 식대·회의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진술도 있었다. 정책연구용역 보고서의 내용을 보더라도, 다수에서 심각한 표절이 발견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주한 정책연구용역에 참여한 한 전문가의 비용지급 신청서. 2022. 10 ⓒ필자 제공


사실이 이렇다면, 이것은 국가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실제 정책연구용역을 할 의사도 없으면서,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회사무처로부터 예산을 받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치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3개 시민단체들(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와 관련해 장제원 의원을 포함한 14명의 국회의원들을 오는 4일 고발할 예정이다.

반드시 끝까지 책임 물어야

2009년 영국에서 영국 역사상 최대의 의회스캔들이 터졌다. 영국 국회의원들에게 세금으로 지원되는 수당과 경비가 있었는데, 일부 의원들이 그 수당과 경비를 허위로 청구해 받아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여론은 들끓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6명의 장관이 사임했고, 46명의 영국 하원의원이 사퇴했다. 142명의 의원들은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세금을 잘못 사용한 것이 드러났는데도, 아무도 사퇴하지 않았다.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러니 21대 국회에서도 장제원 의원 등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국민 세금을 유용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그러니 이번엔 반드시 확실하게 처벌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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