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반노동 인사 비판에 “나보다 더 친노동인 사람 있나” 발끈

취임사선 “양대노총의 불신 잘 듣고 있다”더니, 취재진 만나선 “나보고 반노동이란 사람 누구냐”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4일 공식 취임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향해 '반노동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발끈하며 "나보다 더 친노동인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연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저보고 반노동이라고 말한 사람이 누군지, 토론을 하자"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우리 위원회와 저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말씀, 잘 듣고 있다"며 "특히 저에 대해서는 저 자신이 더욱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말했지만,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과거 자신의 노동운동 이력을 언급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저와 아내를 포함해 집안 모두가 노조 출신이고 기업인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친기업이 아닌 친노동계 집안"이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을 6년이나 했고, 경기지사 시절에는 도립 병원 6곳을 모두 다니며 강성노조와의 대화를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반노동 인사가 아니라고 적극 부인했지만, 각종 노동 현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하청 기업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고 민주노총의 연봉이 아주 많은 사람한테도 해당한다"며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서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이 과도해 기업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못 하겠다고 해외로 다 나간다"며 "독소적인 부분은 신중한 검토를 거쳐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이지만 최근 들어 반노동, 극우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사측의 노조탄압용 손해배상 청구에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외면한 채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주장하거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탄핵 정국에서는 극우 단체의 태극기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탄핵과 관련, "탄핵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박근혜 씨)은 나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대노총은 김 위원장 인선에 반발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가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고, 한국노총도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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