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서해 피살 사건 위법 감사’ 논란 닷새 만의 구속영장 청구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서울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청구했다. 감사원이 위법 논란 속에 상세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지 불과 닷새 만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감사원의 감사 착수와 일방적 공개에 이어 서두른 흔적이 역력한 검찰의 영장청구까지의 과정을 보면, 정치적 의도를 크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검찰에 따르면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이다. 서 전 장관은 고 이대준 씨가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감청 정보 등이 담긴 군사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에서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사건 경위를 수사한 해경의 총 책임자로, 이씨의 월북을 속단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한 혐의다.

두 사람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는 수사 진척 속도나 시점 등 여러 면에서 의문을 자아낸다. 감사원이 ‘청부감사’와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무릅쓰고 감사결과를 공개하자마자 검찰은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날은 하필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과거에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가늠하며 영장 청구 일자 등을 조정하던 것과도 사뭇 다른 양상이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증거가 대부분 이미 확보된 정부 문서라는 점에서 이렇게 서둘러 영장을 청구할 증거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내린 상황 판단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곧바로 사법 처리 영역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감사원이 무리하게 감사를 밀어붙이면서 ‘정치 보복’ 논란이 일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어느 때보다 검찰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됐다. 하지만 이례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검찰의 행태를 보면, 이번 수사가 가리키는 바가 무엇인지는 분명해 보인다. 전 정권의 장관급 인사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이를 근거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까지 화살을 겨누겠다는 것이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언한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를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검찰의 전례없는 ‘과감함’도 결국 여기에 기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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