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플랫폼 독점 규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필요하다

'카카오 먹통' 사태가 대부분 복구되면서 책임과 원인을 규명하고 대안을 모색할 시간이 다가왔다. 카카오는 두 명의 각자대표 중 한 명이 사퇴했고, 완전한 이중화 등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보상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카카오는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서버 이중화가 되었느냐, 데이터센터 셧다운에 대한 대비책이 준비되어 있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고는 종종 준비된 범위를 벗어나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지금과 같은 홍역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큰 충격을 준 것은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이 지배력을 이용해 쇼핑에서 물류, 모빌리티는 물론 금융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여 영향력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카카오에 재난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쟁 같은 비상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떡할 건가"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인 카카오에 '전쟁 같은 비상상황'에 대응할 어떤 책임을 부여한다는 건 당치 않은 이야기다. 카카오에게 적절한 수준의 대비를 요청할 수는 있겠지만, 마치 정부기관처럼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짚어야 할 것은 특정 산업이 사실상의 완전 독점에 이르고, 이를 이용해 문어발처럼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문제다. 유럽에서는 2020년 7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규칙(P2B규칙)을 적용해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걸었고, 미국 하원도 디지털 시장의 반독점행위에 관해 심층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장은 플랫폼 반독점 규제에 적극적이다. 반면 우리 사회의 플랫폼 공정화 혹은 반독점 규제 논의는 윤석열 정부 들어 도리어 위축되어 왔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기업은 단순히 '혁신 기술'과 이를 통한 수익 추구가 전부가 될 수 없다. 기술은 언제나 사회를 변화시켜 왔고, 거대 기술 기업들은 변화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도 열려 있어야 지속가능하다. 19일 기자회견에서 카카오의 홍은택 각자대표는 "ESG는 기업의 본질적인 활동"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말이 아닌 행동에서 '기업의 본질'을 지켜낼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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