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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국가세력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선언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공감하면 진보든 좌파든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지만,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소수여당 소속으로 정부를 이끌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협치’ 대상은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사실상 유일하다. 비록 참석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지만, 윤 대통령이 민주당 내지 그 다수를 종북주사파이자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협치가 아닌 투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거대야당과 협치하지 않고 택할 수 있는 길은 현실적으로 정치적 압박과 사법적 압박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여당을 압도하기에는 30% 선상을 오르내리는 대통령 지지율로는 불가능하다. 여당 역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후 대표를 징계로 쫓아냈으나 후임자에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사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비정상적 상태다. 야당이 여론에 밀려서 또는 다음 총선이 위험해서 대통령에 울며 겨자 먹기로 협조하는 그림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에게 남는 건 사법적 압박이다. 마침 같은 날 검찰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전격 체포했다. 또한 이 수사 연장선에서 민주연구원이 위치한 민주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다 물러갔다. 이른바 대장동 사건으로 오래 전부터 검찰의 표적이 됐던 김 부원장은 그동안과는 다른 새로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먼지털이식 별건수사와 구속된 피의자 회유·협박 우려가 나온다. 돈 받았다는 시점은 오래 전인데 최근 부임한 김 부원장 수사를 위해 민주당사 압수수색이 꼭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정권 핵심부가 전임 정부는 물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사법적 수단으로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윤 대통령이 마련한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는 민주당을 향한 선전포고이자 여당 내부를 향한 경고의 장이 됐다. 정권초부터 민주적 절차와 대화를 통한 정치를 포기하고 힘을 앞세운 강권통치로 빠져들고 있어 걱정스럽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철지난 이념논쟁이나 한가한 권력다툼을 할 때가 아님도 분명하다. 경쟁상대를 죽이려 혈안이 되다 민심과 멀어져 자멸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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