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그림으로 세상읽기] 그림으로 만나는 세금 이야기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와 서민들의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금리 인상 폭풍 때문에 올 겨울이 더 추우리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인상될 공과금과 감당해야 할 세금도 걱정입니다. 오늘은 그림에 담긴 세금 이야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상점에서 쫓겨나는 세금 징수원 The devil as a tax collector being expelled from a store ⓒ개인소장

작은 상점에 세금 징수원이 들이닥쳤습니다. 가뜩이나 장사도 되지 않는데 말도 안 되는 세금을 받으러 온 것이지요. 장부를 든 징수원을 향해 흰 모자를 쓴 나이든 여인이 눈을 부릅뜨고 있고 다락방에 있던 여인도 문을 열고 그들을 향해 고함을 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인정머리 없는 징수원들을 향해 개도 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징수원들의 얼굴을 보니 사람의 얼굴이 아니고 악마의 모습입니다. 18세기 플랑드르 지방에서 풍속화와 초상화로 이름을 날렸던 얀 요제프 호레만스 2세는 당시 사람들이 세금 징수원들을 어떻게 보았는지 유머를 섞어 그림에 담았습니다. 세금은 국민의 의무이지만 세금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면, 그것은 악마와 같을 것이라고 그림은 설명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세금 징수원 사무실 The tax-collector's office c.1615 oil on panel 74.5cm x 106.5cm ⓒ남호주 미술관

작은 사무실이 아주 소란스럽습니다. 작품 제목이 ‘세금 징수원 사무실’(‘마을 변호사’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음)인 것으로 봐서는 세금을 내려고 온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피테르 브뤼헐2세는 작품 속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징수원 앞에 선 남자는 모자로 입을 가리고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표정이 어둡습니다. 징수원이 아직 자신의 말을 들어 줄 준비를 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 옆에 있는 남자는 세금으로 낼 거위를 한 마리 들고 있고 그 뒤의 여인은 달걀을 한 광주리 가져 왔습니다. 출입문에 몸을 반쯤 가리고 있는 남자는 가져온 것도 없고 말할 용기도 없어 보입니다. 당장 낼 세금이 없으면 납부 기간을 연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징수원 귀에 대고 뭔가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혹시 뇌물에 대한 흥정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고디바 부인 Lady Godiva 1898 oil on canvas 142.2cm x 183cm ⓒ허버트 아트 갤러리, 영국

나체의 여인이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녀를 가리고 있는 것은 긴 머리카락뿐입니다. 그런데 주의를 둘러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거리도 텅 비었습니다. 정적만 감도는 거리를 지나고 있는 여인은 이 지방, 코번트리를 다스리는 영주의 아내 고디바 부인입니다. 19세기 후반과 20세 초반에 활동한 존 콜리어는 영국 코번트리에 내려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코번트리 영주는 주민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부과했고 주민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던 그의 아내는 영주에게 세금을 낮춰달라고 여러 번 간청합니다. 아내의 말을 거절하던 영주는 ‘당신이 나체로 말을 타고 코번트리 시내를 지나가면 말을 들어 주겠다’고 합니다. 이상한 제안이었지만 고디바 부인은 영주의 제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실행에 옮깁니다. 감동한 주민들은 고디바 부인이 지나갈 때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창문도 모두 닫는 것으로 고디바 부인에 대해 감사의 표시를 합니다.

물론 다른 이야기도 있지만, 이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지요. 그런데 그 많은 주민 가운데 단 한 사람, 재봉사만이 그녀의 모습을 훔쳐보았던 모양입니다. ‘훔쳐보는 톰’이라는 말이 이 때 등장했고 가장 유명한 관음증의 사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세상에 적정하고 적절한 세금이란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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