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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대선자금도 마땅히 수사해야 한다

1년 가까이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어왔던 대장동 문제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자금 수사로 옮겨붙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했고, 때마침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연이은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상대로 자금 수수 여부와 사용처 등을 캐묻고 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냈고 검찰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어떤 행위든 정치 논란으로 이어지는 건 피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가 수사권 조정을 비롯해 검찰개혁에 힘을 기울였고, 검찰이 이에 대해 조직적으로 저항했던 전력까지 감안하면 이런 의구심은 더 커진다. 야당이 검찰의 피의자 회유 등을 의심하는 건 충분히 그럴 법하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선자금 수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는 폭이 매우 넓다. 당장은 대장동 사건에서 불거졌지만 대선 캠프의 돈과 사람을 두루 살펴보는 식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2003년 이후 20년만에 야당 후보의 대선자금 전반을 들여다보는 대형 수사가 된다. 2003년의 경우 검찰은 야당의 의혹제기에 따라 노무현 당시 대통령 측의 자금을 수사했고 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을 구속했다. 이어진 수사에서 야당의 '차떼기' 불법자금이 드러나면서 서정우 변호사 등이 구속됐다. 최소한의 형평성은 갖춘 셈이지만,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집권 세력에 유리한 수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검찰의 정치 편향성은 2003년에 비해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2003년 당시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과 갈등을 겪었다. 지금은 정반대다.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을 마치 '한 몸'처럼 인식하고 있다. 검찰이 대선 후보를 지낸 야당 대표를 겨냥하면 할수록 야당과 지지자들의 반발도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이제와서 수사를 덮는 것도 마땅한 일은 아닐 것이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맡김으로써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손에 칼을 쥔 여권이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중립성과 형평을 갖춰야 한다. 패자의 대선자금을 들여다보려면 승자의 그것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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