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길벗 칼럼] 인삼, 어떤 사람에게 좋을까

일상 속 한약재 이야기 ⑥ : 인삼

인삼의 성질은 뜨거울까?

 “선생님 저는 인삼이 안 맞아요. 인삼을 먹으면 열이 올라와요. 한약 지을 때 인삼은 빼주세요.” 

진료를 하다보면 1년에 몇 번은 이런 말씀을 하시는 환자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인삼은 체온을 상승시킬까’ 하는 궁금증에 기초하여 진행된 실험 논문을 보면, 이 전제가 꼭 맞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고려인삼 엑기스 투여용량에 따른 체온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보통 투여용량인 50~100mg/kg에서는 체온변화가 없고, 고용량인 200mg/kg에서는 오히려 체온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연구 결과 몇가지를 종합해보면, 인삼은 체온에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체온을 올리거나 떨어뜨리는 쪽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체온이 낮은 경우 높여주고, 높은 경우 낮춰주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름에 널리 먹는 보양식 삼계탕에 든 인삼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효험을 발휘하는 이유가 이래야 설명됩니다. 

여러 한의학 서적에서도 인삼의 약성에 대해 상반되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중국 최고(最古)의 본초서인 <신농 본초경>이나 명나라 때에 편찬된 <본초강목>은 인삼의 약성을 ‘미한(微寒_약간 차가움)’으로 본 반면, 한나라 때 편찬된 <명의별록>에서는 ‘미온(微溫_약간 따뜻함)’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역시 고려인삼의 효능에 양면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충북 음성군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 시험재배지에서 6년근 인삼을 연구원들이 수확하고 있다. 9월에서 11월에 수확한 인삼은 뿌리가 굵고,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가장 많다. 2019.09.19. ⓒ사진 제공 = 농촌진흥청

고려인삼(高麗人蔘)과 다른 삼(蔘)

위에 언급된 연구의 실험대상은 ‘고려인삼’이었습니다. 삼(蔘)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고려인삼, 중국삼, 서양삼 등 재배지에 따라 명칭을 달리합니다. 또 명칭에 따라 효력도 다릅니다. 고려인삼은 대한민국 금산 일대를 중심으로 재배되는 한국의 인삼인데, 고려 시절 많이 알려져 ‘고려인삼’이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습니다.

인삼의 한자 표기는 ‘人蔘’인데, 이는 사람 모양을 닮은 삼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국이나 서양의 삼은 사람 모양과 닮지 않아 그냥 ‘삼’이라고 부릅니다. 성분 분석을 해보면, 인삼의 경우 주요성분인 ‘사포닌’이 중국 및 서양삼과 비교했을 때 최소 2배에서 최대 4,5배까지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반도의 국가들이 중국대륙의 나라들과 조공-책봉 관계를 맺고 있었던 시절, 주요 진상품에 인삼이 빠지지 않았던 점을 생각해보면 그 효능이 중국삼과는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홍삼과 홍삼 제품 광고하는 모델들(자료사진). 2021.10.27. ⓒ롯데백화점

인삼 대신 홍삼

이 같은 실험적 연구와 문헌적 고찰에도, 칼럼 시작 부분에 언급한 것 같은 환자분들의 말씀을 종종 듣게 됩니다. 이런 오해 혹은 선입견을 풀어드리는 것이 한의사의 몫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약이라는 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작용을 하면, 그에 대응되는 부작용도 있는 게 이치입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약을 적절한 양만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정하는 게 의료인의 역할인 셈이죠. 

과거 인삼 복용 후 열이 오르는 것을 경험하셨는데, 최근 부쩍 힘들어진 몸을 보할 약을 찾고 계신다면 대체재가 있습니다. 바로 홍삼(紅蔘)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홍삼은 인삼을 쪄서 가공한 약재인데, 찌는 과정에서 한열(寒熱) 작용이 줄어 부작용이 적습니다. 그러면서도 인삼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열이 오르는 일이 없으셨다면, 인삼을 복용하시는 게 효과와 가성비 면에서 더 좋을 것입니다. 

인삼, 누구에게 좋을까

기본적으로 인삼은 약해진 몸을 보강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소화기에 정체가 생겨 발생한 트러블(설사, 소화불량, 트림 등)을 해결해주는 효능도 있습니다. 그러니 소화기가 평소 좋지 않고 최근에 몸도 약해진 분들, 이에 더해 몸이 찬 분들이 드시면 효험을 보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인삼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어느정도 양을 복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 등과 상담 후 적정량을 드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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