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국가 책임 축소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

지난 29일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 드라이브를 막겠다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자 5만여 명이 서울에 모였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다. 말만 혁신이지 실상은 공공부문을 민간재벌에 다 팔아 먹으려 한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일반적으로 보수정권은 작은 정부를 표방한다. 경제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을 바탕으로 공공의 영역까지 민간에 맡겨 자율성을 촉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를 따른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정책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공공기관 효율성, 재무 건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하면서 공공부문을 대폭 손질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본격적인 민영화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수단으로 내민 게 바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다. 7월 29일 발표한 이 정책의 골자를 보면 민간과의 경합, 비핵심적 기능의 민간 이양, 공공기관 인원 감축 등이 담겨 있다. 언뜻 봐도 사실상 공공부문을 민간에게 넘기겠다는 의도가 농후하게 느껴진다. 정부의 압력이 시작되니 350개 공공기관은 내년까지 6,735명의 인원을 감축하겠다며 자체 계획까지 세웠다는데, 이러한 인위적인 조직 축소 움직임에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국가의 책임 축소로 인한 피해는 공공기관을 넘어 사회적 약자 전 부문으로 확산될 게 분명하다. 교육과 의료, 복지 등 기본생활의 전 영역에서 관련 예산이 삭감되거나 아예 지워짐으로써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삶의 질이 급격히 추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산 지원이 절실한 장애인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고 극빈층 가운데서는 생의 희망을 아예 접고 끔찍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늘게 될 것이다. 공공기관 인원 감축의 절대 피해자도 결국 하위 계약직이 될 것이라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반면 자율과 효율이라는 이름을 날개로 단 재벌은 무한증식의 자유를 얻어 민간의 영역을 이윤의 논리로 파고들 게 분명하다. 지금도 뛰는 물가와 고금리에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재마저 자본의 먹잇감이 되는 현실은 서민층에겐 분명 지옥이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 정책으로 야기될 국가 책임 축소는 일상적인 사회 갈등과 더불어 생활 상의 지옥으로 이어질 게 명백하다.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민영화를 반대해 나선 행동이 정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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