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브라질 물려받는 룰라, ‘협상가’로서 진면목 보일 것인가

30일(현지시간) 실시한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부인을 껴안고 있다. 룰라는 이날 선거에서 50.9%의 득표율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49.1%)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2022.10.31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중남미 좌파운동의 대부인 룰라가 돌아왔다. 지난 30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가 극우인 현직 대통령을 1.8% 포인트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승리한 것이다. 금속 노동자 출신의 '구두닦이 대통령'이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룰라의 득표율은 50.8%였다. 2010년 퇴임할 당시의 지지율이 80%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고 여론조사들의 예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그때와 지금의 브라질이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보는 가디언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Lula’s presidential victory in Brazil is sweet, but will he be able to govern?


20년 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처음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처럼 상파울로 중심지가 노동자당 지지자들로 꽉 찼다. 그때처럼 구호를 외치고 깃발을 흔들며 창에 매달린 사람들을 실은 차들이 줄지어 움직이며 경적을 울려대고 룰라의 대통령 당선을 기뻐했다.

3번의 실패에 이은 승리는 달콤했다. 룰라의 세 번째 승리는 감옥에서 돌아와 그의 정적들에 맞서고 숙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에게 패배를 안겨줬기 때문에 더 기쁜 것이었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 속에 안도감도 느껴졌다. 당분간만이라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현직 극우 대통령의 위협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룰라가 이끌게 될 나라는 2003년 초 그가 집권했을 때와 많이 다를 것이다. 이번 선거는 브라질이 얼마나 분열됐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1년 반 동안 여론조사들이 보우소나루의 지지도를 계속 과소평가한 것은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투표참여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신념을 부끄러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차 투표를 앞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가 37% 이하의 지지도를 보였지만 결국 43%를 획득했고, 2차 결선 투표를 앞둔 여론조사들에서는 룰라가 4~6% 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1.8% 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게다가 보우소나루는 27개 주 중 14개 주에서 승리해 대서양 연안에서 중서부의 사바나 지역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지배하게 됐다. 더 부유하고 개발된 주에서는 보우소나루가 상당한 차이로 승리했다. 브라질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상파울루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4년 전 노동자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룰라의 이번 선거운동 팀에서 핵심 멤버였던 페르난도 하다드는 보우소나루의 후보인 군인 출신의 타르시지우 지프레이타스에게 크게 패배했다.

룰라가 대선 결과 예측 지표로 쓰이는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대선 승리는 룰라가 상대적으로 가난한 북동부 지역의 10개 주에서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소득이 400달러 미만이면 룰라, 400달러 이상이면 보우소나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흑인 인구가 가장 많은 바이아주의 70%가 룰라에게 투표했다. 반면 룰라가 처음 집권했을 때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보우소나루의 열렬한 팬이 되는 경향이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대선 결선 투표 결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30일(현지시간) 그의 지지자들이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대로에 몰려들고 있다. 2022.10.31. ⓒ사진=뉴시스

우파가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선전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보수 블록의 강점을 알아야 한다. 2018년 대선에서는 우파가 1985년 군부독재가 무너진 이후 어떤 식으로든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중도파 사회민주당을 밀어내고 지분을 키웠다. 올해 선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그 정도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우소나루 정권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인물들 몇몇이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점이다. 예를 들어 처참할 정도로 미흡했던 코로나 팬데믹 관리를 관장한 보건장관으로서 치욕스럽게 해고된 전 육군 장군 에두아르도 파수엘로가 하원 진출에 성공했다.

우익의 하원 의석수는 240석에서 전체 513석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249석으로 늘었다. 룰라의 노동자당과 그의 연맹 세력의 하원 의석수는 141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통치를 위해서는 룰라가 중도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룰라가 지난 2년 반 동안 보우소나루와 동맹을 맺어온 ‘큰 중도’의 악명 높은 보수 정치인들과 거래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경제를 관리하고 2023년 GDP의 약 8%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 적자를 통제하는 일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보우소나루는 유권자들에게 각종 보조금과 혜택으로 돈을 뿌렸고, 우익 의회 지도자들도 충성파 의원들의 최애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이 갈 수 있도록 해줬다.

의회에서의 불균형이 환경과 같은 분야의 진전을 방해할 수도 있다. 환경과 같은 분야에서는 룰라가 보우소나루가 무시하고 자금을 끊었던 국가 기관들을 부활시키는 것만으로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의 노동자당 정권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삼림 벌채를 줄여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는 ‘브라질환경및재생 가능한천연자원연구소’와 같은 국가 기관들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런 기관들을 부활시키려면 룰라가 의회에서 합의를 끌어내야 하고 ‘큰 중도’ 지도부는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룰라는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나라를 물려받게 됐다. 성공을 하려면 협상가로서 유명한 룰라가 그가 지닌 모든 기술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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