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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 군사적 긴장을 더 높이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2일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중 한 발은 사상최초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 보통 동북방향을 향해 발사하던 북한 미사일이 울릉도 쪽을 향해 우리 영해 가까이까지 날아온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북한의 대응 수위는 다수의 예상을 넘어섰지만 북한의 군사행동 자체는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비질런트 스톰’ 한미연합훈련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훈련 강행 시 대응조치를 공언해 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된 결과이다.

‘비질런트 스톰’은 우리 공군과 미7공군 사령부가 함께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이다. 지난달 31일 시작한 이 훈련에는 미군의 전략자산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훈련’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북의 핵심 거점에 대한 선제 타격을 훈련의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척에서 한국과 미국의 전투기가 1600여 차례 출격하는데 북한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군사적 압박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이점은 분단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행동에 우리가 대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미의 군사행동에 북한이 대응하는 것도 예정된 일이다. 연합 병력의 무력시위는 언제나 군사적 긴장고조와 장기간 관계경색으로 귀결됐다. 강한 위협은 더 강한 대응을 불러올 뿐이다. 지금까지 그랬는데 핵에 대한 자신감까지 갖게 된 북한이 이제 와서 태도를 바꿀 리도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우리 군은 공대지 미사일로 대응했다. 다음날인 3일 오전 북한은 또 다른 탄도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 한미 공군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한다면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서로 물러서지 않으며 군사행동을 주고받을수록 그만큼 전쟁 위험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전쟁 억지라는 한미연합훈련의 명분은 그 뒤에 펼쳐진 일촉즉발의 현실 앞에서 허울뿐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약속했다. 잠시 화해의 기운이 한반도를 감쌌고 남·북·미는 군사적 대결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마주했었다. 이때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북미관계 악화의 출발점이다. 전쟁위기를 멈추는 시작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지금은 더 이상 군사적 대결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긴장을 관리해야 할 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은 어느 때보다 커져있다. 한반도를 둘러 싼 열강들의 이해관계 대립도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지금은 군사적 모험을 부추길 때가 아니다.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지금과 같은 위기가 지속되면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군사적 긴장은 대내외적인 우려를 증폭시켜 당장 경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이를 더 자극할 우려가 있다. 대결은 백해무익하다. 비질런트 스톰 훈련 연장을 철회하고 더 이상의 군사적 긴장이 축적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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