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전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총경 등 6명을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서울경찰청 류미진 총경과 전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총경, 용산경찰서 정보과 과장·계장, 용산구청장, 용산소방서장 등을 전날 입건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류미진·이임재 총경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혐의가, 용산서 정보과 과장 및 계장은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용산구청장과 용산소방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앞서 경찰청 특별감찰팀 감찰 결과, 참사 당시 류미진 총경과 이임재 총경은 업무를 태만히 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은 112상황실을 비우고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으며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됐다. 용산경찰서장이었던 이임재 총경 역시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가 소홀했고, 보고도 지연됐다. 특별감찰팀은 지난 3일 두 사람을 대기발령하고, 특수본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용산경찰서 정보과 과장, 계장은 핼러윈 축제 전 안전사고 우려를 경고했던 내부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고 작성자를 회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정보보고서 작성자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보고서 한글 파일이 삭제된 사실과 회유 정황을 파악했다"며 "한글 파일 삭제 후 '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참고인 진술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삭제된 문건이 추가로 더 있는지, 삭제 경위가 무엇인지, 누가 회유했는지 등은 현재 수사 중이다.
특수본은 용산구청과 관련해 핼러윈 축제를 맞아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이 예견할 수 있었는지, 재난 책임 관리기관으로서 유관 기관에 협조 요청 등 사고 예방 대책을 세웠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용산소방서와 관련해서는 참사 전 접수된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 및 119 신고 등에 대한 처리가 적절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재난 안전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과 관련해선 각 기관의 법령상 책무와 역할에 대해 법리적 검토를 하는 중이다.
한편, 특수본은 최근 SNS상에서 각시탈을 쓴 이들이 참사 현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CCTV 수사를 통해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빔으로 확인됐다"며 "사진 촬영 위치 등으로 봐 혐의점은 없어 보이는데 소환조사를 통해 최종 혐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토끼 머리띠를 한 이들이 시민을 밀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핸드폰 위치나 CCTV상 혐의점이 없어 종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