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만희, 이태원 참사 희생 노동자에 “그분들 돌아가신 게 맞나” 거듭 음모론

사망 사실조차 조작된 게 아니냐는 황당한 음모론 제기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자료사진 ⓒ뉴스1

온라인상에서 떠돌던 이태원 참사 음모론을 민주노총 조합원이었던 희생자와 근거도 없이 연결시켜 민주노총의 반발을 샀던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8일 “(둘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민주노총이 이태원 참사로 두 명의 조합원이 숨졌다며 애도한 데 대해 “두 분이 돌아가신 게 맞냐”고 반문했다. 사망 사실조차 조작된 게 아니냐는 황당한 음모론을 또 펼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어제 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 도중) 질의한 건 민주노총에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왔다고 해서, 그게 사실이냐고 (경찰청장에게) 질의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사안의 진실을 두고 온갖 얘기가 떠돌고 있다. 우발적 발생이란 말도 있고 불순세력 개입 얘기도 있다. 이 내용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이게 떴다는데 이게 사실이냐. 누군가가 또 만들어낸 것이냐. 민주노총과 관계된 두 사람이 현장에서 사망했다는데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민주노총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두 명의 조합원이 사망했다며 이를 추모하는 이미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이게 사실이냐고 이 의원이 윤 청장에게 따진 것이다. 이에 윤 청장은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같은 화면이 떠있다고 저도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서 각시탈을 쓰고 있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찍힌 사진을, 민주노총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이미지와 나란히 공개하면서 질의한 것이었다. 각시탈을 쓴 사람들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참사 당일 현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민주노총에 관한 질문 직후 각시탈을 쓴 사람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옆에 각시탈 쓴 사람들이 특정 정당 관계자라고 많이들 얘기하고 있다. 단소를 들고 현장을 지휘했다는 얘기도 한다”며 “이런 내용들이 확실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이 의원의 질의는 이태원 참사로 숨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각시탈을 쓴 시민들과 동일인물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해석됐다. 이태원 참사를 두고 경찰 지휘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해 따지기보다는 음모론에 편승해 희생양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 음해를 넘어 희생자를 욕보였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진실을 요구하고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이 눈엣가시일 수 있다. 하지만 희생당한 두 분께 할 짓은 아니지 않은가? 이게 정녕 사람이 할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 도중 공개한 화면. 서로 연관이 없는 이미지를 엮어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논란이 되자 이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은) 각시탈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다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이태원 참사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앞서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분들이 (참사가 발생한) 장소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이게 다른 사람들의 어떤 조작일 수도 있다는 의문도 가졌다”며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이게 사실이냐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행사의 시각이나 성격 이런 걸 감안할 때 일반 조합원이 아니라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는 민중의소리의 질문에, 이 의원은 “저도 얘기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뜻을 가지고 말씀드린 건 아니다”라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100만 명이 넘지 않나. 그래서 짧은 시간에 그렇게...”라면서 말을 흐리더니 “사실 그분들에 대해서 저는 믿기 어렵다. 민주노총이 추모 사진(이미지)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걸 믿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제 판단”이라고만 답했다. 이 의원은 “누군가가 조작한 거 아니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올린 거 아니냐, 그걸 경찰청장한테 확인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근거나 맥락도 없이 본인이 믿기가 어려우니 국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경찰청장에게 사실 확인을 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어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이태원에) 왕창 가서 어떻게 했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이태원에) 가셨던 분들이 거기만(민주노총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온갖 사회조직과 관련돼 있지 않겠나”라며 민주노총이 추모 메시지를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조작됐거나 불순한 의도가 아니냐는 식의 의문을 드러냈다.

‘그런 의문을 갖게 된 근거나 배경이 무엇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사실 자체를 확인한 것”이라고만 답하던 이 의원은 대뜸 “그런데 기자님, 두 분이 돌아가신 게 맞아요?”라고 되물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다.

이 의원은 ‘그 말을 유가족이 들으면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봤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팩트를 가지고 물어본 것”이라고 답했다. 그저 사실 확인을 하려던 것뿐이라고 발뺌하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자신의 발언에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에서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가 속한 금속노조의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만 19만 명이다보니, 그 안에서 참사 희생자도 안타깝게 나온 것”이라며 “도대체 노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민주노총 한상진 대변인은 “희생자가 민주노총 핵심 간부가 아니냐는 뉘앙스로 말하던데 일반 조합원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어딜 가서 즐길 권리, 볼 권리가 있듯이 조합원들도 축제에 참여했다가 결국 희생을 당한 것”이라며 “이걸 두고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발언한 것은 (행안위 발언을 두고) 문제가 커지니 (책임에서) 발뺌하기 위한 걸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로 보수 유튜브나 사이트에 가면 희생당한 조합원들을 조롱하는 것들이 넘쳐난다”며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자기도 민주노총에 좌표를 찍고 (보수진영을) 결집시키려는 일환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로는 애도한다고 하지만,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다 제껴놓고 용산경찰서장 정도로 (책임을) 마무리하려는 시도의 일환”라며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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