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동자대회] “‘이태원 참사’ 책임 행안부 장관 퇴진하라” 5천 공무원의 외침

황진규 특수구조대 대원 “손 떨며 현장지휘 소방관, 참사 현장서 유일한 정부·나라...꼬리 자르기 규탄한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을지로에서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앞서 열린 노조법 2.3 조 개정을 촉구하는 사전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12 ⓒ민중의소리

“출동 소방관에게 죄가 없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용산소방서장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꼬리자르기식 수사가 웬 말이냐, 공무원노조는 분노한다!”


119특수구조단 특수구조대 대원인 황진규 조합원의 외침에,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목소리가 을지로에 울려 퍼졌다. 비가 쏟아지는 12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황진규 조합원의 선창에 따라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전국노동자대회 사전행사로 공무원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하위직 공무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재난안전관리 책임자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시대착오적 인력감축 시도를 저지하고 공공행정인력을 확충하여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결의했다.

구호 외치는 황진규 소방대원 ⓒ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부들부들 떨며 현장지휘한 소방서장
참사현장에서 유일한 정부이자 나라였다

용산소방서장 수사, 
꼬리 자르기 비판

대회에는 119 소방대원들도 주황색 조끼를 입고 참여했다.

비가 쏟아질 무렵, 공무원노조 조합원인 황진규 119특수구조단 특수구조대 대원이 단상에 올라 지난 10월 29일 소방대원들이 어떻게 ‘이태원 참사’에 투입됐는지 전했다.

그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아비규환의 현장에 놀랄 것도 없이 CPR(심폐소생술)에 매달렸다. 제발 살아달라고, 정신 차리라고, 가슴 속으로 울부짖었다. 신발 한 짝이 어디로 가는지 무릎이 까지는지도 모르고, 동료는 바지에 소변을 지리면서도 CPR을 했다”라며 “너무 참혹했다. 소방 경력 25년이 넘은 저도 충격이 컸다. 참사 발생 후 며칠이 지났지만, 이 순간에도 응급처치했던 희생자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주변의 절규와 살려달라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저희들은 아직도 그 참사 현장에 있다”라고 탄식했다.

또 “참사현장에 출동해 인명구조 활동을 펼치던 소방구급대원들은 정신적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현장구급업무에 투입되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황 조합원은 “용산소방서 대원들은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참사현장 근처를 돌고 있다”라며 “순찰 나갈 때마다 그 악몽이 되살아난다”라고 했다. 이어 “인력이 모자라서 심리치료조차 못 한다”라며 “인력이 모자라다, 모자라다! 외쳐도 증원은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출동 소방관들이 참사 충격에 고통을 호소하는 이때,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용산소방대원들은 경찰조사로 끌려다닌다”라고 분노했다. 황 조합원은 “용산소방서장은 상황이 발생하자 즉시 출동해서 54차례나 지휘명령을 했다. 10시43분 11시23분 11시50분 대응 3단계까지 발령을 내리고 지휘했다. 서울의 구급차가 모자라서 타 시도에도 지원을 요청했다”라며 “54차례나 지휘명령을 내린 소방서장이 현장에서 얼굴도 볼 수 없었던 책임자들과 똑같나!? 이것이 상식이고 공정이고 정의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도 참사 희생자들을 보고 겁이 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을 것”이라며 “아비규환 현장에서도 어떻게든 냉정함을 지키고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현장을 지휘한 10월 29일 참사현장의 유일한 현장지휘관이자 정부이자 나라였다!”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용산소방서장의 수사는 엄연히 정부 책임자 지휘라인에 면죄부를 주려는 꼬리 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구호 외치는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재난과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명시된 법규를 읊으며, 하위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진짜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위원장은 헌법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재난안전관리기본법 4·6조 ‘국가와 지자체는 재난·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예방하기 위한 책무가 있으며 그 재난안전관리부서는 행정안전부가 경찰·소방·지자체를 총괄한다’ 등을 언급하며 “그러나 이번 참사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고, 책임져야하는 담당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은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울지역 전체 소방서, 이번(이태원 참사)에 출동 구급차 300대 모두가 수사대상이라고 한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현장에 출동한 소방·경찰·지자체 하위직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참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사퇴·처벌, 그리고 공무원 감축 계획 철회, 소방재난안전공무원 인력 충원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소방대원들 ⓒ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한편, 이날 공무원노조는 ‘윤석열 정부 정책 평가 15만 조합원 총투표’를 선포했다. 안전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 인력감축 5개년 계획, 정년퇴직 뒤 연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무원연금을 손보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 대해 공무원들의 직접평가로 대책을 촉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에서 9만여 명의 노동자가 참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공무원노조 결의대회에 참여한 5천여 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들도 결의대회 후 이곳으로 향했다.

행진하는 5천여 공무원노동자 ⓒ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을지로에서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앞서 열린 노조법 2.3 조 개정을 촉구하는 사전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12 ⓒ민중의소리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을지로에서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앞서 열린 노조법 2.3 조 개정을 촉구하는 사전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12 ⓒ민중의소리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을지로에서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앞서 열린 노조법 2.3 조 개정을 촉구하는 사전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12 ⓒ민중의소리


"윤석열 정부 심판" ⓒ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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