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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미국,미국...이게 한국외교의 전부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과 G20회의를 위해 해외 순방 중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밝혔다.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기반 질서의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역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요지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일본의 아베 정부가 성안해 미국의 트럼프-바이든 행정부가 이어받은 전략이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해양세력이 뭉쳐서 대륙 국가인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 기조다. 여러 외교적 언사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윤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한국이 미국·일본과 더 굳게 손을 잡고 중국·러시아·북한과 맞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신남방정책'이 균형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실리를 추구한 것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방향이다.

아세안 국가들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친중 성향이 강한 내륙 국가들은 물론이고 독자적 비동맹 외교의 전통을 중시하는 아세안의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이런 기조에 진심어린 박수를 치긴 어려울 것이다. 그 동안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아세안 중심성'과 '아세안의 관점'을 내세우면서 독립적 태도를 취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프놈펜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공동성명은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과 대만 정책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미일 3국이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은 한마디로 '미국을 따른다'로 요약된다. 남북문제, 한일관계, 대중정책, 대러시아정책이 그렇고, 아세안이나 나토와 같은 지역전략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끝난다. 노태우 정부가 북방정책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단선화한 외교정책이 또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지금 세계의 변화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지난 4일 독일의 슐츠 총리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독일은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 정부가 연이어 들어서는 것이나, 중동의 전통적 친미국가들이 미국과 갈등을 빚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세계의 정세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우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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