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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 좌고우면하지 말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당초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 금투세 도입을 2년 더 유예하는 안을 담으면서 논란이 생겨났다. 최근 민주당까지 2년 유예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금투세 시행은 오리무중이 되었다.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때도 나름 치열한 논의가 있었고 지금 이야기되는 우려 중에 특별히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거쳐야 할 절차를 다 거쳐서 여야 합의로 법을 만들어놓고 시행을 코앞에 둔 이제 와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주장은 원천적으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으로 얻은 수익 중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 20%의 세금을 걷는 제도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 비추어 금융투자소득에 세금을 걷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금까지 과세하지 않았지만 언제까지 예외로 둘 수만은 없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만약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면 250만원 이상의 소득만 있어도 22%의 세금을 내는데, 국내에서는 5000만원 이상의 소득에 미국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금투세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이 붕괴할 것처럼 투자자 민심을 겁박하는 것은 어느 모로 봐도 지나친 과장이다.

설사 큰손들의 이탈과 같은 우려가 일부 현실을 반영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연히 있어야 할 금투세가 생겼기 때문이 아니다. 그만큼 세금 싼 것 말고 다른 장점이 없다는 뜻이고 투자환경과 제도가 불합리한 때문일 터이다. 그렇다면 그 해법도 금투세 추가 유예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찾아야 마땅하다.

금투세 대상자는 통계로 볼 때 전체 주식 투자자의 1% 미만이 될 전망이다. 투자손실액이 있다면 5년 간 이월해 공제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억울한 세금을 내게 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금투세로 소득이 있는 곳에 정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만큼 거래마다 물리는 거래세를 낮추는 것이 대다수 주식 투자자에게 이익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정부의 금투세 유예 입장을 비판하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망스럽다. 내부에서 엇갈리는 의견이 표출되더니 지난 14일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언급하고 나자 혼란이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당의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지만 지도부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원칙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 부자감세를 반대하고 종부세 완화를 반대하던 민주당이 금투세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부동산에는 과세하고 주식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는 유예하자는 주장은 전략 부재와 무원칙만 드러낼 뿐 아무런 실익이 없다. 조세 정의를 원칙으로 세웠으면 타협하지 말고 밀고나가며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더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야 궁극적으로 투자자와 여론의 지지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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