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지금 바로 진보] 그린워싱 대신 탈석탄법을

며칠 전 발표된 UN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석탄발전의 감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말마따나, “지속적인 화석연료 확대와 투자를 말하면서, 탄소중립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즉, 석탄발전 등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 정치인들이 탄소중립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린워싱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음에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여 이익을 얻거나 속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2년 11월 30일 한국의 마지막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에 연료가 투입됩니다. 현재 건설 중인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까지 가동되면, 문재인 정부 시기 많은 시민과 기후운동가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하려면 절대 가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왔던 신규 석탄발전소들이 모두 운영되는 셈입니다.

삼척석탄화력발전건설반대투쟁위원회 등 환경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석탄발전소 건설 중단과 SMR(핵발전) 건설 발언 규탄을 하고 있다. 2022.04.21 ⓒ민중의소리

책임을 지지 않은 정치가 그린워싱이다

수차례 미세먼지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석탄발전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정치인도, 어떤 정부도 분명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국제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많은 석탄발전소가 계획되었고, 삼척블루파워 역시, 2013년 2월 6차 전력수급기본게획에서 처음 국가계획에 포함되었습니다.

파리협정을 체결한 박근혜 정부나,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는 충분히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수 있었고, 탈석탄 계획을 추진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전 정부에 계획되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석탄발전소 건설은 그대로 추진되었습니다. 남 탓으로 혹은 ‘법이 없어서’ 발전소 건설을 멈출 수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일임을 강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심지어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공약했음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석탄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기후위기가 심각했음에도 어떠한 정치인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녹색성장이며, 그린뉴딜, 탄소중립… 등등 멋있는 말로 기후정책을 포장하기 바빴지만, 결국 화석연료, 최소한 석탄발전조차 줄일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채로, 남 탓으로 일관하는 정치는 곧 ‘그린워싱’ 정치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아서 시민들이 요구했습니다

3만 5천명이 모인 924 기후정의행진에 힘입어, 지난 9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국회 5만명 청원이 달성되었습니다. 남 탓, 법이 없는 탓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미뤄 온 이들에게, 국민이 남 탓 대신 탈석탄을 위한 법을 만들라며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요구한 셈입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줄여본 경험이 단 세 번 존재합니다. 이 중 두 번은 IMF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우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노력해서 이룬 성과가 아닙니다, 정치적 결정에 의한 유일한 온실가스 감축 경험은 미세먼지로 인해 석탄발전소를 축소하여 운영했던 성과뿐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고려하면,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11월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후 맹그로브 숲에서 열린 나무 심기 행사에서 지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괭이를 들고 있다.  ⓒAP, 뉴시스

‘석탄발전 대책 없는 탄소중립’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 UN이나 한국의 기후 시민들만은 아닙니다. 보수적으로 입장을 제시해온 국제에너지기구(IEA)조차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빨리 폐쇄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1.5도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고, 11월 16일 G20 정상들은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노력과 재생에너지 확대 가속화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정치권이 스스로 책임을 질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기후위기 대응이 아니라,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기후환경대사는 11월 8일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라고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제 그린워싱 만으로는 위험합니다. 국회에서 하루바삐 시민들이 요구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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