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수시로 소통하겠다”더니...대통령실, 기자들 차단 가림막 설치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출입기자들과 약식문답을 진행하는 모습. ⓒ뉴시스

대통령실이 용산 청사 1층 기자실이 위치한 로비에 기자들 시야를 차단하는 가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20일 오후부터 청사 1층 출입구 앞 로비에 약 4m 높이 가벽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벽 설치로 1층 출입구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다.

해당 장소는 윤 대통령이 외부 일정이 없는 날 기자들과 약식 문답을 하는 곳이다. 또한 윤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진 및 직원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도 위치해 있다. 지난 18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문답이 있은 이후 MBC 출입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설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도어스테핑 공간에 가벽이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의미에서 설치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취재진 질문에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께 완전히 오픈돼 있다.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모든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언론과의 소통”을 언급했었다. 지난 3월 20일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실 이전 계획을 발표할 때에도 “용산 대통령실 1층에 프레스센터를 배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 그동안 대통령실은 1층 기자실과 출입구 사이 로비 공간에 대한 출입만 차단하고, 취재진의 시야는 막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가벽 설치로 인해 대통령과 기자들의 공간적 괴리가 확연해졌다.

대통령실은 ‘보안상 이유’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부에서 경호상·보안상 이유 때문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것을 막기 위한 가벽인 것이냐’는 질문에 “그 두 개가 다르다고 생각 안 한다”며 “경호상 이유도 존재하고, 보안상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18일 벌어졌던 이기정 비서관과 MBC 기자 간 설전이 가벽 설치와 연관된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직접 연관돼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서도 “언론인 여러분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와 계신 것이고, 국민을 대신한 질문에 대통령도 진솔하게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봐오셨을 거라고 믿는다. 그런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어떤 결정이 내려진 바 없으며, 결정이 내려지면 안내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기자실을 대통령 집무실과 같은 공간에, 그리고 1층에 설치하기로 한 건 무엇보다 대통령이 기자들을 언제든지 격의 없이 만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했다. 용산 시대의 의미가 상당 부분 바래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취재진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러분들을 수시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도어스테핑을 통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서면 공지를 내 “지난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며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무단 촬영임을 알렸음에도 촬영은 계속됐다.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가벽 설치와 관련한 추가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이 언급한 사안을 촬영했던 방송사들은 정작 해당 장면을 송출하지 않았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