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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ICBM 성공, 한반도 전략 근본적 전환 필요하다

북한이 18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한미 정보당국의 탐지 내용과 북한의 공식 발표는 내용에서 거의 일치했고, 이에 따르면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거리에 둔 ICBM 기술을 갖게 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핵실험 여부와 무관하게 북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실전 배치했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한미의 대응은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한미는 연합훈련을 전개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랜서를 재출격시켰고, 우리 공군은 F-35A를 동원해 편대비행을 펼쳤다. 일주일 전 한미일 3국 정상은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의 핵전력을 좀 더 자주, 강하게 한반도로 전개할 것임을 약속했다. 북한은 이런 한미의 움직임에 대해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간 한미의 한반도 전략은 북한을 국제 경제제재로 압박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탈냉전 이후 수십년간 견지해 온 이런 전략은 사실상 실패했다. 우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지 못했다. 북한은 극심한 외부 압박과 기술적 부족에도 불구하고 점차 자신들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간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협상에서 진척이 있었으나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음 변수는 과거와 같이 UN을 통한 제재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추진된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것처럼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공동 대응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극화하고 있는 세계의 정세를 보면 당분간 이런 판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서방과 북한 사이의 교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단독 제재는 아무 의미가 없다.

기존의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의 상황관리는 필요하지만 기존의 대응을 반복한다고 지금보다 나아질 리는 없기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 학계와 시민사회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모든 금기를 넘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무엇보다 여야간의 정권 교체가 자주 일어나는 상황에서 주요 정파들이 새로운 전략에 합의하는 것이 대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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