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 23일 서울 서초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집중파업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중의소리
배달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일(24일)에 쿠팡이츠를 대상으로 집중 파업에 나선다. 배달노동자들에게도 큰 대목인 이날 쿠팡이츠 배달을 거부한 배경은 쿠팡이츠가 지난 1년간 노조와의 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노동자들은 쿠팡이츠의 고객인 자영업자와 일반 시민에게도 이날 하루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앱)을 꺼달라고 호소했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23일 서울 서초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 우루과이전이 열리는 24일 쿠팡이츠를 로그아웃한다"고 선언했다. 공동교섭단은 이번 파업에 3천여명의 배달노동자들이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이츠와 공동교섭단의 교섭은 지난해 9월말부터 시작됐다. 배달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기본 배달료 인상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2,500원으로 삭감했다. 쿠팡이츠의 경우 배달 한 번에 주문 한 건만 소화하는 단건 배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배달노동자들은 한 시간에 4건을 배달해야 겨우 1만원을 벌 수 있다. 여기에 유류비와 보험료 등을 제외하고 나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게 배달노동자의 현실이다.
쿠팡이츠는 배달량이 많거나 배달 거리가 멀 때,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을 때는 프로모션 등을 통해 더 많은 배달료를 지급하긴 하지만, 배달량이 많은 때도 배달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불명확한 거리 할증 기준 등이 문제로 남아있다. 오히려 프로모션 비율을 줄이고 적정한 수준으로 기본 배달료를 높여 배달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공동교섭단의 요구다.
하지만 지난 1년여간 24차례나 진행된 교섭 과정에서 쿠팡이츠는 기본 배달료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어떠한 수정안도 제출하지 않았다. 공동교섭단은 지난 9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지만 쿠팡이츠가 조정안을 제출하지 않아 결렬됐고, 공동교섭단에 속한 두 노조는 각각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두 노조의 파업은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인 지난 21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이어지는데, 이번 월드컵 경기 중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 최대한 많은 조합원이 동참하는 집중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쿠팡이츠는 배달노동자의 파업에 맞서 월드컵프로모션을 한다고 한다"며 "우리는 더 많은 프로모션을 달라는 게 아니다. 상식적으로 배달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기본 배달료를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쿠팡이츠는 빠른 배달, 치타 배달을 얘기하는데 배달 노동자의 외면을 받고서는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주요 배달 3사 중 꼴찌인 쿠팡이츠는 왜 이렇게 됐는지 배달노동자의 이야기를 꼭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책임은 온전히 쿠팡이츠에 있다"며 "성실 교섭이 성실하게 자리만 지키면 성실 교섭인가. 노조의 교섭 요구안에 대해 사측의 입장을 제시하고 간극을 좁혀나가는 게 성실 교섭"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 시민을 향해 "24일 하루는 쿠팡이츠 앱을 꺼달라"며 "배달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돈벌이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쿠팡이츠를 혼내주자"고 호소했다.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 23일 서울 서초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집중파업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