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29·레알 마드리드)가 경기중 보인 행동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독일은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칼리파 인터네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E조 1차전에서 일카이 권도안이 페널티킥을 얻으며 일본에 1-0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도안 리츠와 아사노 타쿠마의 연속골로 1-2로 패했다.
독일은 78%가량 볼을 소유했으나 슈팅은 번번히 골문을 벗어났고, 후반 집중력이 높아진 일본에 일격을 당했다. 경기도 졌지만 선발 센터백으로 출장한 루디거의 행동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루디거는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독일 진영 오른쪽에서 아사노 다쿠마와 볼 경합을 벌였다. 아사노는 흘러나가는 볼을 잡기 위해 전력질주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뤼디거는 설렁설렁 뛰는 모습으로 아사노를 쫓아가다 타조처럼 다소 우수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아사노를 막았다. 결과적으로 독일이 골킥을 가져갔다.
이 장면을 지켜본 일본 선수들은 발끈했다. 경기 종료 후 도안 리츠는 뤼디거에게 다가가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나왔으나 나머지 일본 선수들의 만류로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만큼 일본 선수들이 기분이 상했다는 말이다.
구자철(33·제주유나이티드) KBS 해설위원은 "저 행동은 (일본을) 무시하는 것이거든요. "이렇게 뛰어도 (널 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오늘 경기에서 일본이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라면 이 순간인 것 같습니다"라고 비판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뤼디거의 이런 행동을 두고 과거 첼시에서 활약했던 토니 카스카리노는 영국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뤼디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뤼디거는 아사노를 조롱하고 있다. 이상한 달리기 스타일을 하면서 뛰면서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뤼디거가 일본 공격수를 조롱하는 순간, 이날 경기에서 독일이 보여준 느슨함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달리면서 웃고 있었고, 분명히 일본 공격수를 조롱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독일의 전설이자 리버풀에서도 활약했던 디트마어 하만은 “정말 무례한 행동이다. 뤼디거는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다. 축구의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뤼디거는 그러지 않았다”면서 뤼디거를 강하게 비판했다.
뤼디거의 이런 행동에 분풀이하듯 아사노는 후반 37분 이타쿠라 고의 찔러주는 패스를 받고 순식간에 수비라인을 깨고 골문까지 질주해 골문 상단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뤼디거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성공시킨 줄 알고 손만 들고 따라가지 않았다.
경기도 매너도 진 독일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아시아 팀에게 두 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게 됐다. 이제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독일은 오는 28일 스페인과 조별리그 2차전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