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기준금리 인상...내년 1%대 ‘암울 성장’ 전망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다. 지난달 0.50%p 인상에서 이달 0.25%p 인상으로 줄였다. 기준금리는 3.25%가 됐다. 여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여전히 가파르다. 지난해 8월 0.50%였던 기준금리는 1년 4개월 만에 3.25%로 급등했다. 유례없는 금리 인상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제공 : 뉴시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돼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 부문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 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0.25%포인트 인상 폭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0.50%p 인하 가능성이 점쳐져 왔는데, 0.25%p 인상한 이유가 최근 금융 불안정성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통위가 끝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간 의견이 나뉘었다”고 말했다. 모두 7명의 금통위원 중 3.5%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3명, 3.25%가 1명, 3.5~3.75% 이상 가능성을 언급한 의견이 2명이었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최종 금리 수준 전망에서)저는 제외돼 있다. 시장에 금통위원들 생각을 알려 투명성을 제고하고 예측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이다. 굳이 제 선호를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3.5% 금리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다.

결정문은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낮추지 않고는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사후적으로 지불할 비용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여러 경제주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만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대폭 하향했다. 기존 2.1%에서 0.4%p 낮춰잡았다. 금통위는 자료를 통해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상당폭 하회하는 1.7%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1%대 성장은 한국 경제에선 좀처럼 보기 어렵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코로나19 팬데믹 두 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을 제외하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후 0.8% 성장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단 한 차례도 2% 아래로 떨어진 적 없다.

이창용 총재는 “전 세계가 다 어려울 때 우리만 별도로 높은 성장률과 낮은 물가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7%로 낮아져서 걱정이지만 미국 성장률은 0.3%, 유럽은 -0.2%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진 대부분 요인, 90% 이상이 주요국 성장률 하향 등 대외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안경을 올리고 있다.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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