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부터 여성의 몸은 임신과 출산을 위한 변화를 겪어왔다. 가임기 여성들의 몸은 약 한 달 주기로 임신을 준비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월경을 한다. 그런데 월경 뿐 아니라 그 전에 반복적으로 여러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가리켜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라 한다. 이 증상은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에 이르러서야 연구가 시작됐다.
월경전 증후군은 월경이 있기 전 4~10일 사이에 나타났던 증상들이 월경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가임기 여성의 40%에게서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고, 10%에게선 중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월경과 관련 있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의 호르몬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리통 (자료사진) ⓒ사진 = pixabay
월경전 증후군을 앓으면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 첫째로 흥분·과민같은 정신적 긴장이 발생한다. 이 증상은 황체기에 점차 악화되고 때론 우울증도 동반된다. 이는 대다수의 PMS 환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둘째로 체중이 증가하거나 수분이 저류된다. 복부 팽만과 유방 압통 등이 발생하고, 안면과 말단부에 부종이 생긴다. 셋째로 음식에 대한 참기 힘든 갈망을 느끼거나 식욕이 증가한다. 넷째로, 환자 중 20%에게는 우울증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월경전증후군을 월경 동안 나타나는 증상과 함께 ‘경행병’(經行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행병의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첫째 ‘간기울결형’(肝氣鬱結型)이다. 월경 전 분노가 치솟고 두통이 있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예민해지면 이 유형으로 진단한다.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등으로 치료한다. 둘째는 ‘습담형(濕痰型)’이다. 주로 체격이 큰 여성들에게 많이 관찰할 수 있으며 속이 미식거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온담탕(溫膽湯)이나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등의 처방이 있다.
셋째, 심기부족형(心氣不足型)이다. 월경 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잘 오지 않고 불안해하는 경향이 많다. 귀비탕(歸脾湯)이나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를 쓰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넷째, 기혈허약형(氣血虛弱型)이다. 주로 마르고 기운 없는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몸살이나 요통, 피로감 심화 등의 증상이 있다.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사물탕(四物湯) 등의 보약으로 치료한다.
생리전 증후군에 도움이 되는 견과 (자료사진) ⓒpixabay
이같은 한의학적 치료 외에도 보존적 조치가 필요하다. 월경전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콩이나 견과류 등을 섭취하면 좋다. 또 열대과일이 아닌 제철과일을 섭취하면 좋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은 월경전 증후군의 증상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월경전 증후군은 대다수의 여성이 겪고 있지만 인식과 치료방법의 부재로 참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 월경전 증후군으로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겪고 있다면 주위 한의원을 이용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