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파업 나서는 8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오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루 총파업에 나선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2019년 7월 파업 이후 3년 만이며, 총파업에 나서는 인원이 8만 여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이 모인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지난 22일 파업선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파업에 나서는 이유와 총파업의 주요 요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파업에 나서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급식실 폐암을 비롯한 산재에 대한 종합대책 마련과 교육재정 감축 철회, 차별 없는 임금체계 개선으로 압축된다.

총파업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폐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급식실 노동자들이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매일같이 튀김과 볶음, 구이요리를 하며 조리연기(조리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조리흄은 WT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폐암 발암물질이다. 일반 공공기관의 급식노동자들에 비해 1인당 담당 급식인원이 2~3배 많은 학교급식 노동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24.8배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 검진 결과에 따르면 학교급식실 노동자 5명 중 1명이 폐암 이상소견을 보이고 있고, 이들을 보호할 환기시설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선된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학령인구 축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을 감축하는 것도 문제다. 코로나19 경험에 드러나듯이 돌봄 영역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복지 축소는 교육환경의 불평등을 키우고, 공교육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은 투쟁에서 내건 요구가 현장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앞서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도 86.8%의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했다.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녕이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시민과 학부모들도 파업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제 교육당국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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