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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연이은 헬기 추락 참사, 막을 길 없나

지난 27일 강원도 양양군에서 산불감시 용도로 사용되던 민간 헬리콥터 1대가 갑자기 추락했다. 이 사고로 말미암아 해당 헬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5명이 모두 숨졌다. 이 사고기는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 가을철 산불예방과 진화를 위해 민간업체에게 공동 임차한 것이라고 한다.

아직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고 사고의 원인도 분명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라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고기가 노후 기종으로서 자체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사고기는 미국 시코르시키사의 S-58JT 기종으로 1975년 2월에 제작되었다. 곧 47년째 사용되고 있는 노후 기종인 만큼 정비 불량에 따른 기체 이상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종은 지난 1989년 경북 울릉에서 영덕으로 가다 추락해 13명이 숨진 사고기와 동일하며 2012년 페루에서 14명이 숨진 사고기 역시 이 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블랙박스도 없고 '유물이 날아다닌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이미 폐기되어야 할 기종이 산불감시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안이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또 다시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기 이외에도 국내 산림헬기의 노후 문제는 평상시에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운영 산림헬기 47대 가운데 20년이 지난 기종은 31대며 30년을 넘긴 항공기도 9대나 되었다. 또 이번 경우처럼 2016년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임차한 헬기로 인해 일어난 사고는 7건으로서 모두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 사건이었다.

지난 11월 행정안전부는 내년 예산안에 소방안전교부세 386억원을 지원한다면서 소방헬기에 323억원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사고 위험이 큰 노후 기종을 폐기하고 신규 도입을 확충하는 데 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산림헬기에 대한 구체적 지원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국방비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쓰면서 정작 자연 재난과 또 이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할 안전사업에는 빈 수레만 요란한 행정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밖에도 안전관리의 허점은 수두룩하게 나타났다. 비행계획서 신고 시에는 탑승 인원이 2명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사고기에는 5명이나 탑승해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미봉책 발표만으로 사고를 수습하려들지 말고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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