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흥 국회의원들, ‘일본 기업 먹튀’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 촉구

대량해고 사태 막으려고 한국와이퍼 노동자 40일 가까이 단식농성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안산시 상록구갑), 김철민(안산시 상록구을), 고영인(안산시 단원구갑), 김남국(안산시 단원구을), 문정복(시흥시갑), 조정식(시흥시을)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등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 일본 덴소(DENSO)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와이퍼의 일방적인 폐업으로 300명 가까이 되는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와 국회의원들이 직접 나서 정부와 사측에 사태 해결을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안산시 상록구갑), 김철민(안산시 상록구을), 고영인(안산시 단원구갑), 김남국(안산시 단원구을), 문정복(시흥시갑), 조정식(시흥시을)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등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와이퍼의 일방 청산을 막기 위해 현재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최윤미 분회장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이규선 지부장이 이날로 39일째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재 노조는 덴소의 한국지사인 덴소코리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한국와이퍼의 일방 청산 철회, 대체생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자 한국와이퍼 공장이 있는 안산·시흥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가 직접 나서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덴소 자본은 기만적인 청산 절차로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물론 한국 정부와 법을 속이고 있다. 또한 불법적인 대체생산으로 헌법적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했다”며 “3년여간 치밀하게 준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회사는 고용노동부장관이 ‘부당노동행위’라 콕 찍어 이야기한 ‘조기퇴직제도’를 다시 시행했다. 무슨 배짱인지 고용노동부를 무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작 8명만이 2차 조기퇴직에 응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것이 ‘덴소 자본’의 뜻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 사람을 죽일 수 없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단식이다. 그들을 살리는 길은 한국와이퍼 이해 당사자들이 노조의 요구에 상응하는 안을 들고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의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안산시 상록구갑), 김철민(안산시 상록구을), 고영인(안산시 단원구갑), 김남국(안산시 단원구을), 문정복(시흥시갑), 조정식(시흥시을)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등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문정복 의원 페이스북

고영인 의원은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사측인 덴소코리아 역시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한국와이퍼 사태의 이해관계자인 현대자동차(한국와이퍼의 납품사), DY오토(한국와이퍼 매각처로 추정)도 한국와이퍼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며 “저희 국회의원들은 지역 시민이자 노동자인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고용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도 “늦가을에 시작했던 단식이 눈이 펑펑 내리는 영하권 한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280여 명이 부당해고로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12월 31일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두 노동자의 생명은 하루가 다르게 꺼져가고 있다”며 “쟁위행위, 언론 제보 국정감사 제보 등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다해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덴소코리아는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노사 합의 약속을 반드시 키져야 한다. 덴소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정부와 고용노동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법과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우리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정복 의원은 39일째 단식농성 중인 최윤미 분회장을 가리키며 “세상에서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힘없고 ‘빽’ 없는 여성 노동자들이 다시는 길거리에 나앉지 않도록 국가와 기업은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윤미 분회장은 “오늘은 18년 근속 한국와이퍼 40대 노동자이자 두 아이 엄마로서 이야기하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최 분회장은 “저는 6살, 12살 남매를 키우고 있는 아이 엄마다. 아이들을 돌보지 못한 지 벌써 40일이 지나고 있다.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아이들은 너무 보고싶다”며 “혹자는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회사에서 이렇게까지 투쟁하는 이유에 대해 ‘위로금 올리기’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돈 몇 푼에 이런 생이별을 할 수 있는 분들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돈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행복은 행복한 부모가 만드는 거다. 노동자들에게 일터란 밥벌이기도 하지만 안정적 생활에서 오는 평화이며 가족들의 미래이다”라며 “저는 단언컨데 행복의 최소한인 기준인 삶의 안정을 지키고자 하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목숨을 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 분회장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기업과 정부와 법을 믿은 것”이라며 “고통분담하면서 노사 간 (고용 등을) 합의하고 회사를 위해 노력한다면 회사 청산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노동자의 뒤통수를 치는 방식으로 기업 청산이 진행될 수 있는지 몰랐다”고 성토했다.

이어 “기업이 법을 어기면 정부와 법이 처벌할 줄 알았다. 세금을 왜 내야 하는지 묻는 12살 된 딸 아이에게 정부의 역할은 국민의 안정을 지키는 데 있기 때문에 국민은 국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에게 정부도 법도 고용노동부도 없었다. 아이에게 이제 뭐라고 가르쳐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며 “이것이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이런 아픔과 눈물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최 분회장은 “12월 31일이면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회사 밖으로 쫓겨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는 덴소코리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덴소코리아와 한국와이퍼는 고용 합의를 지키길 바란다. 그리고 의로운 많은 분들이 나서서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노조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단식 중단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확고하다. 분명한 승리의 발판이 마련될 때 까지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그 마음을 이어 받아 한국와이퍼 투쟁을 확장하기 위해 추가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외교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원정대’도 구성했다. 1차 일본 원정대는 오는 20일 일본을 향해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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