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연출 이순재 “원작 그대로...배우 연기력이 핵심”

소유진, 오만석, 주호성, 김수로, 진지희, 정동화 등 출연...21일 개막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 2022.12.20. ⓒ뉴스1

배우 이순재가 66년 연극 인생의 열정을 담아 연출한 연극 '갈매기'가 21일 무대에 오른다. 배우로서 수많은 무대에 올랐던 이순재는 이번엔 연출가이자 배우로서 관객을 만난다.

이순재는 20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갈매기' 프레스콜에서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불안하다. 극장은 크고 외진 곳에 있어서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개막에 앞서 긴장되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순재는 "이번에는 안톤 체홉의 작품을 원작 그대로 했다"면서 "공연에선 배우가 살아야 한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했다. 그래서 등장하는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작품의 메시지나 사상, 철학, 문학을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그 작품의 의미와 목적이 전달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순재는 "중요한 것은 배우의 연기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갈매기'에선 국내 내로라할 말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소유진, 오만석, 이항나, 주호성, 김수로, 강성진, 이경실, 고수희, 진지희, 정동화 등 수많은 배우가 출연한다.

체홉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순재의 '버킷 리스트' 이기도 했다. 그는 안톤 체홉 작품의 의미에 대해 "안톤 체홉은 세계 4대 문호 중 하나다. 단순한 작가가 아니다"라며 "정치, 경제, 문화, 의학, 천문, 지리 등을 다 꿰뚫은 작가다. 해박한 지식에서 나온 산물이 체홉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매기'는 사실주의 교본"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배우의 연기도 꾸밈없이 진솔하게 전달함으로써 작가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50, 60년대는 이념적으로 오해 받을까 봐 체홉을 못했다"면서 "체홉 작품은 사회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체홉이 느낀 빈민에 대한 연민, 귀족사회 타락과 몰락에 대해 개혁을 주장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 2022.12.20. ⓒ뉴스1

'갈매기'는 체홉의 4대 희곡 '벚꽃 동산' '바냐 삼촌' '세자매' 등 4대 희곡 중 한 작품으로, 아르까지나, 꼬스쟈(뜨레블례프), 니나, 뜨리고린 등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와 사랑, 그리고 예술을 담았다.

작품 속에서 '갈매기'는 중요한 상징을 담고 있다. 국내외 무대에서 수많은 '갈매기'가 올랐는데,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순재는 '갈매기'의 의미에 대해 "마지막 대사가 '나는 갈매기다, 당신이 총으로 쏴죽인 갈매기, 심심풀이로 쓰다 버린 갈매기' 바로 이 갈매기"라면서 "이 체제 하에선 젊은이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게 체홉의 생각이다. 원대한 꿈과 아름다운 꿈이 중간에 기성세대에 의해 좌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갈매기는 자유롭게 마음껏 날아다닐 수 없는 갈매기"라면서 "이 체제 하에선 젊은이의 미래가 없다, 그러니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은연중 체홉의 주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 함께 하는 배우들도 이순재가 연출하는 '갈매기'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배우 소유진은 '리어왕'에 이어 이순재와 다시 한번 '갈매기'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소유진은 이번 무대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이자 유명 작가와 사랑에 빠진 아르까지나 역할을 맡았다. 아르까지나는 작가 지망생 꼬스쟈의 엄마이기도 하다.

소유진은 "일단 고전을 해보니까 저는 고전을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고전보다 이순재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리어왕' 때도 함께 했는데 '갈매기'를 하신다고 했을 때 자석처럼 끌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리어왕' 때 이순재 선생님과 작업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는 게 벅차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유진은 "제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제가 연차가 있더라"면서 "이번 연극을 하면서 특히 그런 걸 많이 느끼고 후배님들에게 신선한 자극부터 감동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 2022.12.20. ⓒ뉴스1

배우 오만석은 아르까지나의 연인이자 유명 작가 뜨리고린을 연기했다. 그는 18년 만에 다시 '갈매기' 무대에 서게 됐다.

오만석은 "18년 전에는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 대표적인 인물인 꼬스쟈를 하느라 저의 기질도 그랬다"면서 "이번엔 기성세대의 대표 격을 연기하면서 물론 나름대로 고민도 많았지만, 저 스스로 기성세대의 생각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가지 공통점은 음식이나 물체는 곱씹으면 사라지는데 이 작품은 곱씹을수록 향이 살아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지금도 찾아지고 느껴지고 해보고 싶고 하는 것을 보면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 주호성은 이순재와 함께 쏘린 역할을 맡았다. 쏘린은 28년간 법무부에서 일만 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한 노년의 대지주다.

주호성은 "이순재 선배님께서 연기를 지도하시는 데에 저에게 일일이 지적하신 것은 사실 별로 없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은 연습장에서 자주 하셨다. 연기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 또 연기자로서 덕목에서 그렇게 해선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선 말씀하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이순재 연출이) 작품의 전체 가닥은 말해주셨지만 성격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는 말씀을 안 했다"며 "이순재 선배가 말씀했지만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성격 창조의 예술이라 배우 각자가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수로는 의사 도른 역할을 맡았다. 김수로는 "고전을 너무 좋아한다. 사실 영화를 찍은 만큼 연극을 하면서 고전을 많이 했다"면서 고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갈매기'를 살면서 20회 정도 본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나는 언제 저런 배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이번에) '도른' 캐릭터를 맡고 나서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검사를 받은 것 같다. 상의도 많이 드리고 한 인물을 만들었는데 오늘은 하이라이트(주요 장면 시연)라서 그렇지, 끝까지 보면 훨씬 재밌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 2022.12.20. ⓒ뉴스1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배우 진지희는 멋진 여배우가 되길 희망하고 욕망하는 니나를 맡았다.

진지희는 "너무 좋은 선배님과 선생님들, 많은 사랑과 가르침을 받아도 되나 할 정도다"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선배님들과 무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생님, 선배들 눈빛만 봐도 저도 모르게 의지해서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떨리고 행복한 순간을 계속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매기'엔 이항나, 소유진, 오만석, 권해성, 정동화, 권화운, 진지희, 김서안, 이순재, 주호성, 김수로, 이윤건, 강성진, 이계구, 이경실, 고수희, 신도현, 김나영, 전대현, 김아론 등이 출연한다.

21일(오늘) 개막해 2023년 2월 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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