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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포스코 최정우 회장 찍어내기 나섰나

윤석열 정부, 포스코·KT에 다시 영향력 행사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이달 중순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 경제인 행사에 포스코 최정우 회장 대신 다른 임원 참가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선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6일 대통령실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오는16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되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대통령 참석은 7년만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2010년), 박근혜(2014년)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화상회의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연설했다.

다보스포럼에는 한국의 경제계 인사 및 정부 관료들이 참석하는 만찬 행사(코리아나이트)가 정례적으로 열려왔다. 국내 대기업 총수 대부분이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에 대통령이 참석하면 코리아나이트에도 얼굴을 비쳤다. 지난 2010년과 2014년에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도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의 총수가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최근 행사를 준비중인 대한상공회의소에 “최 회장 대신 다른 포스코 임원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한국 대통령 ‘세일즈 외교단’에 대부분 포함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세계철강협회장을 맡고있기도 하다. 여러모로, 대통령실의 ‘최 회장 불참’ 요청은 어색한 모양새다. 결국, 재계에선 “윤석열 정부가 최 회장 사퇴를 압박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한다. 

정권 전리품(?), 포스코 회장 흑역사


재게에선 포스코 수장들의 흑역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권이 바뀐 뒤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쫓기듯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전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 2003년 공채를 통해 임명된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만인 2009년 임기를 약 1년2개월 남기고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국세청장에 로비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물러났다. 같은 해 임명된 정준양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인 2014년 사퇴했다. 정 전 회장은 비자금 사건에 연루면서 논란이 일자 사의를 표명했다.

2014년 포스코 수장에 오른 권오준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3월 연임에 성공했으나, 최순실 씨의 측근이라는 의혹을 받다 2018년, 자진 사퇴했다. 같은 해 현 최정우 회장이 다른 후보 4인과의 경쟁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포스코 회장의 자진 사퇴 이후에는 ‘낙하산’ 회장 논란이 뒤따랐다. 이명박 정부에서 포스코 회장에 오른 정준양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포스코 회장으로 낙점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권오준 전 회장도 임명 과정에 최순실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포스코 회장 자리를 둘러싼 ‘낙하산’ 논란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멈춘 듯 보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권 전 회장이 중도 사퇴했지만, 차기 회장 최종 후보 5명 중 4명이 현직 포스코 임원 출신, 1명이 전 사장 출신이었다. ‘문재인 라인’으로 분류된 외부인사들도 도전했으나 오히려 최종후보군에도 들지 못했다. 민주당과 접촉면이 있는 후보도 탈락했다.

그러나 최정우 회장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따돌림’이 포스코 회장의 교체로 이어진다면 ‘낙하산’ 회장의 역사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제공 : 포스코그룹


구현모 연임에 국민연금 반대도 '사퇴 압박'?


지난 2일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포스코·KT의 수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KT와 포스코는 초청 대상에 포함됐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구현모 KT 대표이사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신년회 불참을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재계 신년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 참석은 7년 만이다. 그동안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이재용 회장이 처음으로 참석한 것도 이번 자리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KT와 포스코의 기업 성격상 불참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구현모 KT 대표 입장에서는 정부와 접촉면을 넓혀야 할 처지다. 자신의 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국민연금공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구 대표의 ‘셀프연임’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공단은 표면적으로 “외부인사와의 경쟁”을 강조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KT를 겨냥해 “소유분산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5년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17년, 국정농단에 연루된 황창규 전 KT 대표의 연임 당시, 여론과 노동조합의 거센 사퇴 압박에도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이번 반대를 두고 KT 대표를 외부인사로 교체하겠다는 윤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오는 3월 예정된 KT 정기주주총회가 첫번째 관건이다. 국민연금공단(9.99%)이 최대주주다. 현대차(7.79%)와 신한은행( 5.58%)은 아직까지는 ‘구 대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지만, 정권 의지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43.5%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소액주주의 선택도 지켜볼 대목이다.

다만, 구 대표 연임이 주총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사퇴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KT 또한 포스코처럼 정부 교체 후 대표이사가 임기를 제대로 마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KT 대표이사로 오른 남중수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1월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면서 퇴임하고, 이듬해 이석채 전 대표이사로 교체됐다. 이 전 대표도 임기를 채 마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1월 배임 및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자진 사퇴했다. 이듬해 황창규 전 대표이사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KT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마친 사례는 문재인 정부 때가 유일하다. 황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이후 ‘국정농단’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연임에 성공, 2020년까지 임기를 다하고 내부 임원 출신인 현 구현모 대표에게 이임했다. 지난 2002년 KT가 완전 민영화된 이후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용경 전 대표도 맡은 임기를 다했으나, 단임으로 종료한 바 있다.

포스코, KT는 각각 2000년, 2002년 정부지분을 완전 매각하면서 민영화됐다. 두 기업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지만, 지배권을 행사할 만큼 뚜렷한 ‘오너’는 없는 소유분산기업이다. 그러나 사실상 정부가 ‘오너’ 역할을 맡아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해왔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것과 맞춘 듯이 이어졌던 포스코·KT 수장의 중도 사퇴와 ‘낙하산 회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영향력 행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잠시 약화하는 듯 보였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반대의 바람이 부는 듯 보인다.

KT 구현모 대표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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