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12월 30일 공개돼 3일 만에 비영어권 TV 부문 3위에 오르고, 서비스 국가 19개국에서 톱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성일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일상에 스며든 문동은(송혜교 분)으로 인해 아내 연진(임지연 분)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임을 알게 되고, 동은의 복수의 소용돌이에 함께 휘말리는 하도영 역을 맡았다. 작품에서 정성일은 단정하면서도 묘한 분위기와 깊은 눈빛으로 중년의 매력을 발산하며 ‘도영앓이’를 유발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을 연기한 정성일 배우 ⓒ넷플릭스
정성일은 부와 권력을 손에 쥐고 다정한 아빠와 남편으로서 평안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날카로움마저 느껴지는 냉소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 도영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 극 중에서 ‘나이스한 개XX’로 묘사된 캐릭터를 딱 떨어지는 수트핏, 한구석 남아있는 천박함을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젠틀함으로 포장하며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유의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와 차분한 말투, 오직 딸에게만 따뜻한 미소를 짓는 등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며 정성일만의 하도영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원에서 본 문동은에게 홀린 듯 진득한 눈길을 보내는 장면은 특별한 대사 없이도 정성일의 깊은 눈빛과 표정 연기가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복수를 위해 접근한 동은과 덫에 걸린 도영의 극적인 서사는 서로에게 독이 되는 관계이지만 멜로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듯한 몰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오랜 시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탄탄하게 연기 내공을 쌓은 정성일은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배드앤 크레이지’, ‘비밀의 숲2’, ‘우리들의 블루스’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동은(송혜교)의 복수가 속도를 내면서 동은과 연진(임지연) 두 사람 사이의 하도영(정성일)의 선택과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후 이야기는 오는 3월 ‘더 글로리’ 파트2를 통해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