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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국교정상화한 UAE, 2019년부터 관계개선 추진했다

2021년 12월 6일 테헤란에서 이란의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인 알리 샴카하니와 UAE의 국가안보보좌관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하얀이 만났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 순방중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는 발언이 외교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UAE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의 적은 한국이다"라고 말한 격이다. 당사자인 UAE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란은 비판적 성명을 이미 발표했다. 2022년 7월 25일 UAE와 이란의 대사 복귀 발표를 맞아 양국관계의 현황과 미래에 관해 미국의 중동전문 싱크탱크인 걸프인터내셔널포럼이 발표한 글을 축약해 소개한다. 

원문:  The UAE-Iran Rapprochement: Causes and Effects

2022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이 UAE의 이웃국가이고 UAE는 역사적으로 이란과의 교류를 지지해 왔다며 곧 테헤란에 대사를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UAE는 역사적으로 이웃나라인 이란과의 교류를 지지해 왔고 양국의 대결이 중동지역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UAE와 이란의 관계정상화는 201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이란 위기 때 사우디를 지지한 UAE가 이란과의 관계를 격하한지 6년 만에 이뤄진다.

걸프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졌던 2019년 여름에 UAE는 이란에게 신중하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두 나라는 지난 2021년 내내 양국의 대사 귀환과 관계정상화를 논의하다 마침내 12월에 UAE 국가안보보좌관이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의 중동외교정책에 대한 정치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계속 추구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엑엘함 파크로는 ‘UAE는 이란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 UAE는 특히 2019년부터 고위 관리를 테헤란에 보내고, 언론에서 이란에 대한 언사를 누그러뜨리며 적극적으로 긴장완화와 교류확대에 힘써왔다. 양국은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UAE는 최근 중국을 제치고 이란의 최대 수입국이 됐으며, 많은 이란 국민이 UAE에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UAE의 대이란 정책

UAE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최대 압력’ 전략이 이란의 사보타주, 테러 및 배반 행위로부터 UAE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중동의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 대한 이란의 압력 완화와 중동의 안정을 추구하기로 했다. 또 UAE는 천천히나마 이란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경제적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UAE가 유화정책을 취하게 된 데에는 미국이 GCC 회원국의 안보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약화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UAE는 자국의 목표와 이익을 추구해야 하며 이란과의 긴장완화도 그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국제위기그룹의 디나 에스판디에리가 지적했다. 에스판디에리는 ’UAE는 미국의 ’최대 압력‘ 전략이 이란의 반격만 불러왔고, 이란의 반격이 있을 때마다 UAE의 리스크가 커졌음을 깨닫게 됐고, 그것이 국경을 모르는 코로나 팬데믹과 결합돼 UAE가 양자협상으로 긴장완화에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UAE가 내민 화해의 손을 잡아준 이란

양국의 관계개선은 이란도 원하는 바이다. 이란은 이란 핵협정(JCPOA)의 부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UAE와의 관계정상화가 국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란은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동 및 중앙아시아 국가의 관계증진을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란은 UAE와의 관계개선에 특히 관심이 많다. 첫째, 양국의 교역량이 미국의 경제제재 이전 시기의 규모를 회복함에 따라 UAE가 상업과 금융에서 이란에게 귀중한 통로가 될 수 있고, 양국의 관계개선이 더 많은 경제적 교류, 무역과 투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란은 UAE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고립을 피하고, 다른 중동국가와의 관계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UAE가 주도한 관계개선이 가져다 줄 심리적 안도감과 자신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이라는 변수

그러나 이란이 UAE와의 관계개선에 관심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 때문이다. UAE는 경제적, 전략적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란과의 우호관계를 형성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UAE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개적으로 대사를 테헤란으로 돌려보내면 다른 국가들에게 이스라엘과 이란과의 우호관계가 서로 상충되지 않고, 오히려 국익에 이롭다는 메시지가 보내진다.

이 점 또한 잘 알고 있는 UAE는 국교정상화 협상과정에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이스라엘과 이란에게 상대 국가와의 관계 현황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계속 알려줬고, 이스라엘 측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군 기지 역할을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UAE의 정치학자 압둘하에크 압둘라는 ‘이란과의 관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고, 이스라엘과의 관계증진도 이란과의 관계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둘은 상호배타적이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UAE는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과 러시아 등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많은 국가들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UAE⋅이란 관계의 미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양국이 교류와 외교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UAE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MbZ) 대통령은 오랫동안 이란은 위험하고 악의적인 중동국가라 간주했고, 이란은 UAE와 미국의 긴밀한 관계가 이란에게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양국은 중동지역에 대한 인식이 매우 다르고 예멘에서 레바논, 이라크, 바레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에서 서로 충돌하는 세력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3개 섬을 둘러싼 UAE와 이란의 영유권 분쟁도 지속적인 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렇듯 UAE과 이란이 완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확실히 관계개선 단계다. 압둘라 교수는 ‘지금은 이란이 걸프지역과 UAE에게 주요 위협인지보다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문제다. 모든 GCC 국가가 매파든 비둘기파든 이제는 이란과 접촉을 하고 대화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UAE가 미국에게 ‘최대 압력’을 가해달라고 로비했던 단계에서 그 전략이 실패했음을 깨닫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UAE와 이란의 모든 차이점을 극복하고 양자관계에서 모든 긴장을 당장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성공적으로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양국 간의 마찰을 관리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는 있다. 더 큰 실용주의가 걸프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요즘, UAE⋅이란관계가 더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기회가 확실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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