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하루가 멀다하고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데, 얼토당토않은 말로 수습에 나서는 참모들이 볼썽사납기도 하고, 어떨 때는 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대통령실을 떠난 한 참모의 경우 전화로 윤 대통령의 실수들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청하면, 주로 가장 먼저 내놓는 반응이 ‘한숨’이었다. 질문하는 기자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마 이런 황당한 건으로 기자들에게 그럴듯하게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대한 자괴감 섞인 표현 아니었을까 싶다.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수준이 아닌 한 실수를 인정하면 대개 그걸로 끝난다. 물론 그 뒤에 일정 기간 비판이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중을 기만하게 되는 것보단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다.
특히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아버리면 참모들이 비정상·비상식화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예컨대 지난 미국 순방 때 ‘바이든’이라고 한 것을 ‘날리믄’으로 말했다고 택도 없는 변명을 한다든지, 뻔히 들리는 ‘이새끼’ 발언을 인정하지 않은 일, 최근에는 UAE(아랍에미리트)에 가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되자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한 발언”이라고 실제 중동 정세와 동떨어진 해명을 내놓은 일이 대표적이다.
당사자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런 황당한 해명을 하는 참모들을 보면서 과연 정상적이거나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저걸 해명이라고 하는 거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대통령을 따르겠다고 선택한 참모들 중 일부는 권력에 부역하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을 테다. 그러기 위해선 모시는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야 하는 건 기본이다.
누구 때문도 아닌,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셔야 하는 대통령 때문에 자신은 어느 순간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어 있다면, 대통령을 온전하게 존경할 수 있을까? 참모들도 존경하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도 존경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