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노란봉투’, “심각한 노조탄압...시민 여러분! 노동예능 함께 해요”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한 시민참여 캠페인 ‘퀴즈쇼’ 5월 개최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제작발표회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세운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이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에게 사측이 470억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가장 최근엔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 탄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 권리는 물론이고,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회사 측이 손해 배상을 추진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 등이 버라이어티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를 개최한다.

'손잡고' 박래군 상임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제작발표회를 통해 "요즘 정부가 노동조합을 마치 섬멸의 대상, 박멸의 대상, 적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서 우려스럽다"며 "노조가 사실 없어져야 할 그런 대상일까. 만일 자본주의사회에서 노조마저 없어지면 마치 세월호의 평형수가 없는 것 같은 게 아닐까 싶다"고 운을 뗐다.

박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노조는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삶을 지키는 그런 평형수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노동자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지 않느냐. 그래서 민주주의 학교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부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저희 손잡고가 기획한 퀴즈쇼를 도전 골든벨 형식으로 하려고 한다"면서 "문화기획자들이 먼저 저희 손잡고에 제안을 했고, 노동문제를 노동자 집회와 달리 문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 했다"고 퀴즈쇼 진행의 배경을 밝혔다.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제정을 위한 시민 캠페인이다.

쌍용차 노조의 손해배상 판결 기사를 보고 4만 7천 원의 현금과 편지를 보낸 한 독자의 행동을 시작으로 2014년 '노란봉투 캠페인'을 진행한 주간지 '시사인'이 주최자로 함께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 '손잡고'와 전국언론노동조합도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공연예술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그룹_노란봉투를 열어라!'가 기획을 맡았다.

이번 퀴즈쇼를 총괄한 이양구 연출가는 2014년 무대에 오른 공연 '노란봉투'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이맘때부터 '손잡고'와 함께 해왔다고 밝힌 이 연출가는 2020년엔 '손잡고'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퀴즈쇼 형식으로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출가는 "퀴즈쇼라는 형식을 선택한 것은 우선 노동문제가 노동자만의 문제로 많이 좁혀서 이해되고 있는 게 한국 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직장이고, 일상에서 노동을 안 하는 사람은 없는데 왜 노동문제가 노동운동 하는 사람의 문제로 여겨질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엔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이분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시민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른 문제로 바라보자, 이것이 이분법적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당사자성을 확장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출가는 "노동문제는 다양한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봐야 할 문제다, 자세히 바라봐야 할 문제다, 그러려면 새로운 질문이 많이 모여야 하는 거고, 그런 질문이 조금은 다른 정답과 다른 해답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퀴즈쇼'라는 형식에서 질문을 다양하게 모아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이 연출가의 말대로 이번 '퀴즈쇼'는 당사자성 색채가 짙다. 즉, 시민이 주인공이다. 노동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시민들은 일터에서 겪은 경험이나, 뉴스를 보다가 화가 났던 일들, 영화나 글귀에서 본 구절 등 노동과 관련된 모든 소재를 문제로 출제할 수 있다.

또한, 시민은 퀴즈쇼 참석자도, 방청객도 될 수 있다. 국적, 나이, 성별 관계없이 누구나 퀴즈쇼에 참여 가능하다. 주최 측은 참여 인원을 150명 내외로 보고 있으며, 총 1천만 원의 장학금도 내걸었다. 참가비는 무료다.

'퀴즈쇼'의 연출을 맡은 윤한솔 연출가는 '인터넷이즈씨리어스비즈니스' '안산순례길' '두뇌수술' '원치않은 나혜석'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해 왔다.

그의 긴 이력 속에 물론 빠지지 않는 주제는 노동이다. 공장주 가족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비해 호신술을 배운다는 내용을 담은 '호신술'이나 동시대 노동의 의미를 묻고 재정의하는 '노동풍경1:실업'과 같이 노동 문제를 심도 있게 바라본 작품들도 있다.

윤 연출가는 "이번 퀴즈쇼를 노동 예능의 시작, 노동 엔터테인먼트의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면서 "제작비가 많으면 장비나 동원 기술이나 풍성하게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오늘 보신 것처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노동 관련 연극은 기획도 하고, 연출도 하고 그랬는데 퀴즈쇼는 다른 접근을 해보고 싶은 것 같다"면서 "그간 어떤 이슈의 고발이거나 그런 것에 초점 맞췄다면, 퀴즈쇼는 저변의 확대, 집단지성을 깨우는 역할, 조금 더 접근이 용이한 공연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제작발표회에서는 참석한 취재진을 대상으로 '맛보기 퀴즈쇼'도 진행됐다. 공개된 문제는 총 네 가지로 라디오 방송, 애니메이션, 가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제됐다. 여기에 두 배우의 열연이 더해져 밋밋한 퀴즈쇼가 아니라 한층 입체적이고 유쾌 발랄한 퀴즈쇼가 연출됐다.

콘텐츠팀 정소은 PD는 "노동문제를 성찰할 수 있는 내용은 물론이고, 퀴즈쇼는 대중 캠페인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오락적 즐거움을 골고루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만들려 한다"면서 "퀴즈는 난이도, 형식, 영역 그리고 장르, 골고루 구성해서 치우치지 않게 밸런스가 잘 잡힌 퀴즈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그나마 남아있는 최소한의 사회 안전의 버팀목인 노동조합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저는 이런 시도를 한국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초래했던 국가와 자본이 책임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붉은 머리띠와 삭발과 단식 같은 처절한 투쟁이 난무하던 사회운동 현장에 새로운 형식으로 그리고 새로운 세대들이 부담 없이 친근하게 더 많은 시민과 결합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줘 기대가 크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퀴즈쇼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노동운동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씨앗이 되도록 기원해 보겠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는 오는 5월 13일 개최될 예정이며, 장소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퀴즈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제작발표회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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