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서 불붙은 LPG 3파전…승자는 웃을 수 있을까

토레스·스포티지·QM6 격전…고유가에 각광받지만, ‘친환경 이슈’로 시장 확대는 제한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자동차

올해 LPG 차량 시장에 전쟁이 예고된다. 격전지는 SUV다. 저마다 ‘신성’, ‘베스트셀러’ 등 타이틀을 거머쥔 가솔린 모델들이 LPG 차량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LPG 차량 확대가 전망된다. 다만, ‘친환경 전환’이라는 절대적인 흐름 속에 활황기가 길게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LPG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약 4만 1,103대로 집계됐다. 같은해 상반기 2만 9,511대와 비교해 1만 1,592대(39%)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LPG 승용차 확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SUV 모델이 LPG 차량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기 SUV의 LPG 모델이 속속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0일, 토레스의 LPG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토레스는 지난해 하반기 누적 판매량이 당초 계획 대비 30% 증가한 2만대를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에 출시된 LPG 모델에는 연료로 LPG뿐 아니라 휘발유도 병행해 사용하는 ‘바이 퓨얼(Bi Fuel)’ 방식을 적용됐다. 하나의 엔진에서 두 가지 연료를 모두 쓸 수 있다. 버튼을 눌러 원할 때 연료 전환이 가능하다. LPG 연료가 다 떨어지면 가솔린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쌍용차는 LPG 엔진 개발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바이 퓨얼 방식을 선택했다. 기존 가솔린 엔진을 일부 개조해 LPG 연료로도 구동되도록 한 것이다. 국내 LPG 개조 전문 업체 로턴(ROTURN)과 기술 협약을 통해 토레스의 바이 퓨얼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이 퓨얼 적용으로 가솔린 모델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을 갖추게 됐다. 토레스 LPG 모델은 최대 출력과 토크가 각각 165ps, 27kg·m로, 가솔린 모델(170ps, 28.6kg·m)의 95%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LPG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가 떨어진다. 경쟁 LPG 모델은 최대 출력과 토크가 150ps, 20kg·m를 밑돈다.

긴 주행거리도 장점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토레스는 가솔린(50L)과 LPG(58L)의 연료탱크를 완충하면 최대 1천km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토레스는 LPG 충전 용량이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진다. 경쟁 모델의 LPG 충전 용량은 75~80L 정도다.

기아는 지난 7월 20일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기아

앞서 기아도 LPG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선수는 지난해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스포티지다. 세계 시장 판매량 45만대를 돌파하며 기아 모델 가운데 최대 판매 모델을 차지했다. 기아는 지난해 7월 스포티지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LPG 모델을 추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LPG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대폭 증가한 데에는 스포티지의 LPG 모델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통의 강자는 르노코리아의 QM6다. 2019년 출시된 QM6는 한동안 국내 유일 LPG SUV 모델로서 시장을 독점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9만대를 넘었다. 지난해 판매된 QM6 가운데 67%가 LPG 모델이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보면, 토레스와 스포티지는 앞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이 모두 장착됐다. QM6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지원하나, 차선 유지 기능은 적용되지 않고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이 달렸다.

가격은 토레스(중형) 3,130만~3,410만원, 스포티지(준중형) 2,538만~3,284만원, QM6(중형) 2,749만~3,505만원이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경제성’ 장점에도 확산은 제한될 듯

LPG 차량의 가장 큰 무기는 경제성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기준 연료 1L당 전국 평균 가격이 휘발유는 1,562원, 경유는 1,655원, LPG는 1,019원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급등세가 최근 들어 다소 안정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LPG와 큰 격차를 보인다.

LPG의 저렴한 연료비는 휘발유에 비해 조금 뒤처지는 연비를 극복하기에 충분하다. 토레스·스포티지·QM6 LPG 모델의 복합연비는 9km/L 안팎이고, 가솔린 모델은 11km/L 정도다. 월평균 1천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LPG 연료비는 11만원으로, 가솔린보다 3만원가량 적게 든다. 연료비를 30% 가까이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충전 인프라는 LPG 차량의 약점으로 꼽힌다. 전국 LPG 충전소는 약 2,200개소로, 주유소 1만 1천개소에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절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5년 전 2천개소 미만이던 것에서 200개소가량 확충됐다.

일반인에게도 LPG 차량 구매가 열리면서 충전소가 늘어났다. 2019년 관련 법률 개정으로 일반인도 LPG 차량 구매가 허용됐다. 기존에는 LPG 차량 구매가 사업용(택시·렌터카)으로 제한됐으며, 예외적으로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직계가족 등의 비사업용 구매가 가능했다.

LPG의 친환경성이 규제 해제 배경이 됐다. 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LPG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0.006g/km로, 가솔린(0.02g/km)과 디젤(0.56g/km)보다 적었다.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여 환경 피해를 줄이겠다는 게 당시 정부 설명이었다.

반론도 제기된다.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의 ‘2022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 분석집’을 보면, LGP 차량의 이산화탄소배출량은 158.6g/km다. 디젤(171.8g/km)보다는 준수하지만, 가솔린(143.1g/km)보다는 많았다.

정부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재부는 지난해 2월 ‘저공해차 분류·지원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4년부터 LPG 차량을 저공해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자동차 보급정책을 LPG 등 저공해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다. 저공해차에서 제외되면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지난해 정부는 LPG 화물차와 승합차(어린이통학차) 구매 시 각각 100만원, 3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국제 사회에서도 LPG 차량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연간 보고서를 보면, 2021년 유럽 25개국의 평균 LPG 차량 점유율은 2.5%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폴란드(13.4%), 이탈리아(7.0%), 크로아티아(3.4%), 슬로바키아(1.9%), 네덜란드(1.1%)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1% 미만이었다. 유럽의 LPG 점유율은 2017~2018년 2.8%, 2019년 2.7%, 2020년 2.5%에 이어 점차 하락세를 보인다. LPG와 더불어 가솔린과 디젤 차량이 줄어든 자리는 주로 하이브리드가 대체하고 있다. 전기차도 미미하게나마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LPG 차량는 배기가스 악동으로 지목된 디젤 차량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측면이 있지만,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적인 국면에서 그 역할이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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